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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붕 의장, 자유당 의원총회에 공한(公翰)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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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붕은 24일 오후 자유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공한에서 그가 관계하고 있는 모든 공직으로부터 사퇴할 뜻을 밝혔다. 그는 명문(明文)으로 이런 말을 쓰지는 않았지만 “4·19사태가 유발되는 즉각으로 모든 것을 청산하고 물러앉을 결심을 했으며, 본인의 성명(4월 23일자) 가운데 있는 ‘고려’라는 어구에 조금도 유념치 말기를 바란다”고 해명하였다.
이 서한을 의원총회에 전달한 한갑수 비서실장은 “아마 내 생각으로는 이 의장이 국회의원직을 제외한 모든 공적 직위로부터 물러나는 것을 뜻한다”고 그 서한의 내용을 설명하였다. 또 서한에서 “모든 것을 청산할 결심을 했을 적에 수많은 동지들이 대책 없는 후퇴는 보다 큰 혼란을 초래할 뿐이라고 만류했다”고 한 것에 대해, 여기서 말하는 ‘동지들’이란 당간부들일 것이라고 하였다.
자유당중앙위원장, 국회의장, 국민회 회장, 국제올림픽한국위원, 한국올림픽위원장, 세계법률가협회한국협회의장, YMCA 회장 등 각계의 공직에서 물러설 뜻을 밝힌이기붕 의장 서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조선일보』1960. 4. 25 조1면 ;『서울신문』1960. 4. 24 1면
이기붕이 4월 24일 자유당 의원총회에 보낸 공한 우리는 과거에도 수많은 난관과 시련을 겪어온 동지들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뭉치고 협력해서 새로운 길을 타개해야 할 것이다. 오늘 여러분이 모이는 뜻은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한 것을 따지자는데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당면한 이 혼란을 어떻게 하면 벗어나서 정국을 수습하고 민심을 평안케 하나 하는데 있어야 할 것이다. 23일자로 발표된 본인성명이 내외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준 것으로 전해지고 여러분도 의혹을 품으리라 생각해서 그 진의를 밝히고자 한다.
원래 4·19사태가 유발되는 즉각으로 본인의 내심에는 모든 것을 청산하고 물러앉을 결심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동지들이 대책 없는 후퇴는 보다 큰 혼란을 초래할 뿐이요 아무런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간곡하게 호소해 왔다. 본인의 성명 가운데 있는 ‘고려’라는 어구에 조금도 괘념치 말기 바란다. ‘고려’라는 말은 수습과 타개의 책임을 느낀다는 말 외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세상에는 책임이 물러선 것만으로 벗어지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불행히도 본인은 그렇지 못한 사람임을 슬퍼한다.
출처 :『서울신문』1960. 4. 24 1면 ;『조선일보』1960. 4. 25 조1면
분류
정치·사회 상황 / 정부·여당과 친여세력 19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