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생회 부회장 민일기, 총대의원회 의장 손예철, 총여학생회 회장 최말순 등 학생간부 30여 명은 22일 오전 11시 법대 도서관 휴게실에 모여 구속학생을 석방하라는 내용의 선언문을 3개 학생단체 이름으로 발표하고 “24일 정오까지 구속학생을 석방하지 않으면 서울대 전 단과대학이 수업을 거부하고 석방운동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학생간부들은 “일부 단과대학에서 구속학생 석방을 위한 서명 날인운동을 벌이고 있으나 22일부터는 서울대 모든 단과대학에서 서명날인을 받도록 운동을 전개할 것이며, 총여학생회에서는 학원자유를 수호하자라고 쓴 리본을 전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가슴에 달아주는 운동을 펴기로 했다”고 말했다.『동아일보』 1971.5.22. 7면; 『경향신문』 1971.5.22. 7면; 『조선일보』 1971.5.23. 7면; 『중앙일보』 1971.5.22. 7면; 『한국일보』 1971.5.23. 7면; 『대학신문』 1971.5.24. 1면선언문조국의 민주주의의 토착화와 학원자주수호를 위하여 그동안 혼신의 노력을 경주했던 우리 전 서울대인은 4.27이라는 장기집권을 위한 조작극에 또 한번 뼈아픈 좌절감을 금할 수 없었다. 이제 또다시 저들 독재집단은 5.25라는 또 다른 요식행위에 불과한 타락선거를 기획하여 총통제를 획책하고 있음을 우리는 명확한 증거를 가지고 목격하는 바이다. 이제 전 서울대인은 선거가 이제 진정한 민의를 반영하는 민주적 절차가 될 수 없다는 판단하에 독재집단의 들러리 역할에 불과한 5.25총선을 거부하고 모든 민주세력이 힘을 합하여 민주수호를 위한 투쟁에 참여할 것을 호소하여 왔다. 그러나 민족의 장래보다도 개인의 영달에 혈안이 된 일부 정상배들은 소아적 욕심에 사로잡혀 우리의 애정을 외면하고 독재집단의 시녀역할을 하려 하고 있다. 야당을 분열시키고 언론을 완전 장악하는데 성공한 정보정치의 마수는 우리 민족 최후의 보루인 대학에까지 뻗쳐 평화적 시위를 잔인하고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탄압하며 심지어 학내의 자유로운 의사표시의 기회마저 완전 말살하려는 등 독재정치의 단말마적인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정의에 불타고 용기 있는 학우 30여 명이 제1야당에 전 서울대인의 의사를 전달한 것을 기화로 그중 8명을 구속 전격 기소하였고 나머지 22명에 대한 체포령을 내려 사실상 전 학원을 초토화하려고 획책하는 극한 상황에까지 몰고 옴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게 되었다. 독재집단은 우리 학우 30여 명이 4.27선거를 원천적 부정으로 규정하고 5.25총선을 거부하라 한 것을 선거 자유 분위기를 흐리게 했다 하나 4.27의 원천적인 부정선거, 5.25총선의 거부란 말은 이미 민주적 지성인의 호소인 것이다. 그러나 저들 독재집단은 우리 학우 8명을 구속 즉시 전격 기소하여 적부심을 신청할 적법절차마저 주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불법임을 증명하였다. 이 시점에 학우를 사랑하는 만 3천 서울대인이 무엇을 주저하겠는가? 우리의 학우 여덟 명이 불법 감금된 채 분노로 떨고 있다. 우리 학우 스물두 명이 불의집단의 거머리들에 의하여 방황하고 있다. 이에 전 서울대인은 일치단결하여 반민주적 독재음모 분쇄와 학원수호, 민주수호의 역사적 사명에 투신할 것을 선언한다.
결의문 1. 구속학생을 24일 12시까지 석방하라. 2. 학우들에 대한 체포령 및 불법적 보복행위를 즉각 중지하라. 3. 학원당국과 교수단은 학원민주수호를 위한 투쟁에 함께 참여하라.
이러한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때는 최후의 1인까지 과감히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1971년 5월 22일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서울대학교 총대의원회 서울대학교 총여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