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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성인이여! 언제까지나 동면하여 있을것인가[연세대대학원생 시국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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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성인이여!
언제까지나 동면하여 있을 것인가!
조국의 소망인 젊은이들이 그들의 예지와 정열을 자유 분위기 속에서
진리탐구에 진력할 수 없는 이 현실을 슬퍼한다. 더구나 조국의 현국면을
올바르게 선도해야 할 언론인들과 지성인들, 그리고 젊은이들의 바로 스승인
교수들의 한탄스러운 침묵을 넘은 동면 중에서 일방적으로 죄인처럼 희생당
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단장의 동정을 금할 수 없다. 이 불행한 정세에
대해서 도저히 침묵할 수 없어 대학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고 자부
하는 우리 대학원생은 보다 적극적인 차원에서 우리의 뜻을 밝혀야 할
사명을 절감하여 나섰다. 국가가 그 존재적 가치에서 대학에 우선함은
물론이다. 국가존립의 최악의 위기에 있어서 대학이 그 상아탑을 고집할
수는 없다. 우리가 처한 민족적 비극인 남북의 갈림 속에서 국가안보가
중요한 것임은 누구나 알고 있는 바다. 그러나 멈출 줄 모르고 전진하는
세계역사 속에서 조국의 근대화와 세계에의 문화적 기여를 통한 민족의
영광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이며 이를 위한 뒷받침으로 안보는 그 가치를
갖는다. 이와 같은 궁극적 목적을 이루기 위한 다양한 민족적 엘리트의 양성
이라는 중차대한 대학의 자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키 위해 국가와 전
민족의 성원을 받을 당위적인 권리를 대학은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
은 자명한 대학의 목적을 의도적으로 말살시키고 위정자들의 편의한 행동
구사를 위해 대학은 탄압되었으며, 우리는 그러한 역경 속에서도 굳굳하게
대학 본연의 자세를 되찾은 자유투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대학의 존립
은 학문과 창조의 기본 동력인 비판력 유지와 민주국민의 기본정신이기도 한
자율성과 참여정신의 배양에 달려 있으며 이를 위한 대학의 자유는
철두철미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금의 시국은 어떻게 부딪혀 오는가?
대학의 최후선인 학생과 교수관계마저도 와해시키면서 대학의 비판
자율 참여정신을 획일된 제도적 강요 수단인 교련을 통한 외부세력의
난무로 짓밟힌 현 시국에 처해 어쩔 수 없이 대학은 거리로 뛰쳐나갈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묵묵히 학원에서 침묵하는 고교생들의 교련문제도 우리의 냉철한
비판정신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가장 자유분방한 저들 청소년들을 조국의
위기 조장에서 전전긍긍하고 초조스런 정신적 기형아로 만들려는가?
우리는 여기에서 대학 및 고교에 대한 교련강화의 의도는 너무나 명백함
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학원의 비판적 자세에 대한 횡포이며 자발적인
국가발전의 참여에 대한 위압적 강제인 것이다. 보라! 일천한 민주역사에
서도 부정선거가 자행되었던 이제, 민족의 최후 보루라고 자부되는
대학마저도 결단의 자유가 없는 현 시국에서 선거 또한 우리의 정당한
의지적 결단일 수 있겠는가! 보라! 있는 사실을 있는 대로 보도할
의무와 권리가 있는 언론에 대한 현금의 강제가 한계를 넘어서는데,
교련만이 예외일 수 있겠는가! 보라! 대학의 존립 위기에 처해서도
지성인들과 우리의 스승들이 침묵한다는 것은 얼마나 거대한 권력의 난무
이겠는가! 이 이상 더 언론인, 지성인, 교수들이 외부의 압제 때문에
침묵한다면 그들은 역사로부터 외면되고 말 것이다.
전 지성인이여! 언제까지나 동면하여 있을 것인가!
결의
일. 정부 당국은 현 시국 타개를 위한 결정의 방향을 조속히 제시하라.
일. 교수는 학생들만의 학원자유수호 투쟁 운동을 선도할 수 있는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한다.
일. 언론인은 본연의 자세를 쟁취하려는 현금의 노력(勞力)을 계속 추진하라.
일. 우리는 지성인의 입장에서 다가오는 선거의 전 과정을 주시한다.
일. 이상의 제언의 추이를 우리는 예의주시할 것이다.
1971년 4월 20일 오전 10시
연세대학교 대학원생
생산자
연세대학교대학원생
기증자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등록번호
00082749
분량
2 페이지
구분
문서
생산일자
  • 1971.04.20
  • 형태
    문서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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