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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목사가 박용길장로에게 보내는 안부 편지 195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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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 7. 11.

나의 사랑하는 짝
용길에게.
25일, 27일 편지를 받고 7월 1일에
쓴 당신의 사랑의 편지가 오늘에야 내 손에
들어왔오.
당신 없이 내가 설 수 없고, 나 없이
당신이 설 수 없는 것이 틀림 없는 사실인
가 하오. 그래도 나는 당신을 참으로
마음 것 기쁘게 못해주는 것 같아서 늘
마음에 걸리오. 물론 많은 가족들 support
해야하오. 또한 우리의 종국의 목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지 만은 그
범위 안에서 좀 더 기쁘게 해 줄 수 있을
줄 알것만, 그동안 가지가지 당신을
섭섭하게 해 준일 들이 마음을 괴롭히오.
모든 괴로움과 어려움을 쓰린듯이 잊어버려
주는 당신을 생각할 때, 눈 시울이 뜨거워
지는 것을 금할 길이 없오. 아무래도 세상에
다시 없는 나의 짝. 나의 코쓰모쓰를
하나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해도 부족한 줄 아오.
아버님이 당신 같은 사람을 둘째 며느리로
맞고 싶으시다고 하셨다는 말은 참으로 나를
기쁘게 해 주었오. 아버님 같이 자기를
표현하시지 않으시는 분의 입에서
그런 말씀이 나오게 까지 되
게 되었으면, 더 말할 필요 없는가 하오.
당신이 온 가족의 존경을 받고 있다는
것은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는 줄 아오.
역시 모든 난관을 물리치고 싸워서 불가능한
결혼을 이룬 것을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
지 않을 수 없오. 자포자기해서 외눈퉁이
든지 코삐뚜렝이든지 닥치는 대로 결혼을
했다면 어떻게 할 뻔 했는지?
좋은 아내의 좋은 남편이 되고, 좋은
아내의 도움을 받아서 좋은 그의 종이
되어야 할 것을 새삼스러히 절실히
느끼지 않을 수 없오.


God be praised!(신을 찬미하라!)
오늘도 아무런 새로운 것이 없는
하루였읍니다. 오후에는 어제와 같이
사천 냇가에서 찌는듯한 햇볓에서
두시간 일광욕을 하고 수정같은 냇물
에 들어가서 헤염도 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오. 푸른 하늘에 힌 뭉게구름이
떠있고 해는 그 이상 더 따거울수
없으리 만큼 내리 쪼이는 우리 나라의
특유한 날씨였오 . 건조하고 밝고 뜨거운 7월
여름 날 Latin 29과 30과를 마쳤오
저녁에는 chicago에서 열리는 미국
공화당 대회 중계방송을 들으면서 이글을
쓰고 있오. 내일은 문산으로 내려가겠오.
생활비가 부족할텐데, 곧, 돌아
갈 것 같아서 아직 보내지 못하고 있오.
전기 불이 나갈 시간이 되었기에
이만 총총
주의 품안에서 고이 길이 잠드소서
당신의 짝
달님 드림
생산자
문익환
기증자
박용길
등록번호
00826750
분량
3 페이지
구분
문서
생산일자
  • 1952.07.11
  • 형태
    문서류
    설명
    문익환목사가 박용길장로에게 보내는 안부편지로 자신의 일상과 아내에 대한 고마움, 미안한 마음을 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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