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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도 문교부장관, 학생들에게 담화 발표

2일, 이병도 문교부장관은 청소년 학생들에게 담화를 발표하였다. 이 장관은 담화를 통해 민주혁명에 이바지한 학생들의 공로를 인정하는 동시에 파벌을 만들어 사제 간의 정을 깨뜨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였다.『영남일보』 1960. 5. 3 조2면 청소년 학도 제군에게 고함 우리 청소년 학도들이 정의와 민주수호를 위하여 피를 흘려가며 불의 부정에 궐기 항거하여 기어코 숭고한 목적을 달성하였음은 과감한 장거(壯擧)라 아니할 수 없으며 국내외에 우리 청소년 학도의 기개를 드높이 빛나게 하여 절대적인 찬탄을 발하게 하였던 것이다
더욱이 우리로 하여금 크게 놀라고 탄복케 한 것은 그 혼란한 뒤처리 - 즉 질서회복을 위하여 자기들이 자진하여 제일선에서 무의미한 폭행, 파괴에 대한 조지(阻止)등의 치안협력은 물론 교통정리에 이르기까지 - 참으로 유시유종(有始有終)의 미를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학창(學窓)복귀에 적극적이었다
이번 운동으로 하여 앞으로도 모든 면에 양심적인, 건설적인 행동이 많으리라고 생각되는바, 오늘날 학생들이 이렇게까지 현명하고 사려가 깊은 줄은 생각조차 못하였다
이제 학생 제군은 각기 본분에 돌아가 학업에 정진하여 앞날의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웅대한 포부를 가져야 할 것이며 각 학교의 질서도 학생 제군의 힘으로써 잘 유지될 것으로 믿는 바이다
하찮은 사감으로써 공분을 가장하고 조그마한 하자(瑕疵)를 과대시하여 분란을 일으키거나 파벌을 만들어 사제 간의 의(誼)를 깨트려 전미(前美)를 더럽힐 우려가 없지 않으니 십분 주의하고 삼가기 바라며 공산오열의 개입은 물론 그 개입을 유치하기 쉬운 모호한 언사를 농하는 것도 절대 배격하여야 한다
제군의 민주정신과 자치능력은 이 기회에 실증될 것이며 아울러 준법정신에서 특히 발휘되어야 할 것이다
제군들의 고귀한 피로 이루어진 민주혁명이 정말로 결실이 되어 우리나라에 눈부신 발전을 초래하느냐 아니냐는 이제부터의 제군의 태도와 행동에 달렸으며 아무쪼록 학원의 명랑화가 사제 간의 돈독한 정의 속에서 더욱 이루어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1960년 5월 1일
문교부장관 이병도
출처 : 『동아일보』 1960. 5. 3 석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