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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자주연맹 발기 격문

국민자주연맹 발기 격문 지금 조국 강산에는 독재정권 하에 신음하던 이 땅의 남녀노소 온 겨레가 제2의 해방을 맞이하여 환호의 아우성소리는 천지를 진동하고 있다
그러나 동포여! 우리는 언제까지나 흥분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조국의 영광과 민족의 번영을 위하여 탈환한 우리의 주권을 값있고 보람 있게 행사하여 4.19 및 4.26 민주혁명에 쓰러진 젊은 영령들에 보답함이 있어야 하겠다
이제 제2공화국의 거창한 새 출발에 즈음하여 명기해야할 것은 젊은 청년 학도의 피의 항거와 국민 대중의 열광적 호응으로 이루어진 오늘의 민주혁명이 결코 어느 정당·정파를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요 지나간 10여 성상에 일부 특권세력이 저들의 항구 집권을 위하여 국민의 기본 권리를 억압하고 삭탈하여 갖은 불법·부정·불의를 자행함으로써 국민을 멸시하고 우롱한데 대한 주권자로서의 정당한 권리 탈환행위요 애국적 의거임은 췌언(贅言)을 불요(不要)한다
이제 위와 같이 민주혁명의 주지가 어느 정파의 이해를 초월한 국민 대중의 자주자존을 위한 자기비약과 과감한 혁신적 염원의 발로였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노리는 또 하나의 세력이 아전인수격인 선동으로 젊은 세대가 민주제단에 바친 피를 저들의 욕망을 위한 제물로 이용하려 드는가 하면 한편으로 좌경급진세력이 제철을 만난 듯 날뛰고 있으니 과시(果是) 진정한 민주혁명의 성수(成遂)로써 빛나는 결실을 재래(齎來)해야 할 공동의 책임이 부하된 우리들은 사태의 추이를 수수방관만 하고 있을 것인가! 아니다
민족 운명의 진전에 중대 관건이 되는 역사적 시점에 서 있는 우리는 소이(小異)를 버리고 대동을 취하는 국민운동을 전개함으로써 모든 불법과 부정과 부패를 발본색원적으로 숙청하고 민주혁명에 찬연한 결실을 가져와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나간 독재정권의 억압과 착취에 신음하고 공포와 기아에서 방황하던 농민·노동자·청년·지식인·양심적 기업가들은 뭉쳐 행동화할 때는 왔다
저 횡포무쌍한 독재의 아성이 무너졌다 하여 특권적 기성세력과 친일잔재와 자주 정신 없는 외세의존자들이 이 나라의 정권을 농단(壟斷)할 때 이 나라의 앞날은 어찌될 것인가?
좌경급진세력이 국정의 주도세력이 되었을 때 조국의 장래는 어찌 될 것인가?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민주세력을 가장한 특권적 기성 친일 잔재세력이 민주혁명이 제시한 정치적·경제적·문화적·사회적·혁신의 역사적 과업을 수행할 수 없음은 명약관화한 사실이요, 반공을 국시로 하는 이 나라에서 좌경급진세력이 통일의 주도세력으로 등장할 때 가공할 사태가 조성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것인가
전 세계 자유진영의 일원으로서 유엔의 호혜평등의 정신 하에 국교를 돈독히 하고 민주통일의 민족적 과업을 자담(自擔)할 주체세력은 실로 특권적 기성세력이나 좌경급진세력이 될 수 없음은 너무나 자명한 이치로서 그렇다고 소이를 고집하고 배타적 독선을 능사로 하는 정파가 민주혁명의 주체세력이 될 수 없음도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이에 광범위한 대중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운동이 끽긴(喫緊)하게 요청되는 소이(所以)이다
부패 극우·용공 좌경에 초연 자립하는 진정한 민주세력이 주체가 되어 평화적 민주적 방법으로 의회를 통하여 정치적 개혁과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혁신을 줄기차게 실천해 나갈 때 독재정권이 남긴 적폐(積弊)는 일소될 것이요, 기아와 공포는 해소되고 정부가 국민의 기본생활을 책임지려 실업이 없는 후생복지국가는 이룩되고 넓은 범위의 국민 자유와 국가적 성장은 시간을 단축할 것이요, 영광된 앞날은 약속될 것이다
동포여! 조국의 앞날을 우려하는 국민 대중이여! 참으로 우리가 역량을 집결하여 민주혁명의 제 과업을 실천할 때는 왔다
흩어진 힘을 합쳐서 조국의 운명을 개척할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여기 우리들 동지 일동은 구국제민의 대 이상을 위한 의기와 정열만을 간직한 채 일대 국민운동을 전개함으로써 의지를 집중하고 역량을 통일하여 민주혁명 과업수행에 기여코자 자(玆)에 국민대중의 심금에 격(檄)한다
동포 제위의 열렬하신 찬동과 성원이 있기를 간망하는 바이다
단기4293년 5월 일
국민자주연맹(가칭) 발기준비위원회
충무로 2가 109의 4 電⑧3144번

국민자주연맹(가칭) 발기인 (無順)
이 강 신 숙 이 광 이범석 최 동 안호상 정도영 이범승 오광선 문일민 허영백 배상연 이교선 박영만 김상덕 이재간 이수경 원복범 석이경 신덕영 장 흥
외 191명
출처 : 『조선일보』 1960. 5. 23 석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