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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계몽대의 영동지방 계몽운동 근황 보고

7월 19일자 『조선일보』 조간기사는 서울대학교 문리대 교지 『새세대』의 안재훈이 보낸 중부 영동지방 계몽운동의 근황을 보도하였다. 서울대학교 계몽대 학생들의 영동지방 계몽운동 근황 보고(第一信) • 원주에서 - 일대 농촌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농민들이 ‘선거’에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땅 파서 먹고 사는 우리들...”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내각책임제·양원제 등은 물론 참의원선거에는 전혀 관심 없는 눈치이다. 한 농민은 “운이 좋은 사람이 당선 될 거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계몽대의 상세한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

• 제천에서 - 계몽대는 하루에 40-50리씩 걸어 농가를 찾아다니며 이익·씨족·지연으로 표를 찍지 말자고 당부한다. 참의원선거 투표방법을 설명하는데 한 노인이 “왜 그렇게 까다로운 선거를 해야 합니까?”하고 침을 탁 뱉는다. 계몽대는 관혼상제를 간소화하고 미신을 타파하고 산아(産兒)를 제한하자고 외친다. 이에 주민들은 신생활운동이 좋은지는 알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가 문제라고 한다. 계몽대는 “알면 행해질 때가 온다”고 답변한다

• 영월에서 - 이곳은 선거전이 씨족 대 씨족의 싸움이다. 이번 선거전에서 정(丁)씨와 엄(嚴)씨의 판가름을 하자는 것 같다고 한다. 지난 14일에는 당지 소방대원들이 경찰서 주임과 함께 3.15선거 이후에 하려던 자축제(自祝祭)를 이날 거행했다. 장소는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의 비석 바로 옆이었다. 이들은 장구와 꽹과리를 치고 돼지·닭을 잡아 술안주로 먹으며 놀았다. 비석 앞에는 ‘비석을 중심으로 300미터 지점에서는 음주나 큰 소리를 삼가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고, 계몽대원들도 자중할 것을 충고했으나 그들은 오히려 위협을 해와 어안을 벙벙하게 하였다
출처 : 『조선일보』 1960. 7. 19 조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