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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민족통일연맹(가칭)’ 발기대회, 남북통일 문제 관련 요구조건 결의

1일 오후 2시경, 서울대학교 강당에서 학생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대학교 민족통일연맹(가칭)’ 발기대회가 열렸다. 학생들은 “오늘 우리는 벅찬 의욕과 결단으로써 빈곤과 패배와 노예의 쇠사슬만이 지배했던 너무나 슬픈 우리 조국의 역사 앞에 섰다”라는 내용의 발기문을 발표하였다. 발기대회에 앞서 민족통일연맹은 지난 10월 31일 조재천 법무부장관이 민의원 법사위원회에 출석해 학생운동에 배후조종자가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2일 이내에 해명이 없으면 민통련 명의로 고발할 것을 결의하였다.
대회에서는 명칭문제가 논의되었는데 오는 15일 또는 16일에 열릴 결성대회에서 최종결정하기로 하고 ‘서울대학교 민족통일연맹(가칭)’의 명칭을 채택하였다. 이날 대회는 결성대회 준비를 위해 각 단대별로 준비위원이 10명씩 모여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기로 하고 오후 5시 30분경 해산하였다.『조선일보』 1960. 11. 2 조3면 ; 『대학신문』 1960. 11. 7 1면 ; 황건, 「민통련과 민족통일운동」, 『한국사회변혁운동과 4월혁명』2, 한길사, 1990, 158쪽. ; 『경향신문』 1960. 11. 2 조1면 이날 채택된 「대정부급사회건의문(對政府及社會建議文)」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정부급사회건의문(對政府及社會建議文) 가칭 서울대학교 민족통일연맹 발기대회는 현하 진행되고 있는 국제 및 국내의 제반정세를 검토·분석한 결과 정부·국회·언론기관 및 사회 제 단체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인식하고 이를 단행함이 민족의 유일한 활로인 조국통일로의 전진에 크게 기여할 것임을 확인하고 이를 4월혁명의 주체세력이었고 조국의 내일을 저당한 젊은 세대의 이름으로 건의 함

기(記)
一. 기성세대는 남북분단의 비극을 일으킨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민족통일에 대한 새 세대의 정당한 발언을 묵살 내지 억압할 자격이 없음을 시인하라
二. 남한의 모든 정당 및 사회단체는 패배의식을 철저히 불식하고 남북총선거에 대비하여 연합할 기틀을 마련하라
三. 정부는 조국통일문제에 대하여 현실에 입각한 적극외교로 전환하라 장 국무총리는 이 같은 외교의 일환으로 한국통일문제만을 협의하기 위하여 미국과 소련을 특별방문하고 미소지도자와 회담하라
四. 세계 인권선언 등에 의하여 보장된 인간의 기본권인 서신의 자유를 남북한에 하루바삐 시행하라
1960 11월 1일
가칭 서울대학교 민족통일연맹발기인대회
출처 : 『대학신문』 1960. 11. 7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