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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옥 민주당 대통령후보, 수술위해 미국으로 출국

29일 오후, 조병옥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수술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였다. 이날 오후 1시 30분 김포공항발 노스웨스트항공편을 이용한 조병옥은 출발에 앞선 오전 11시 민주당 중앙당에서 국내외 기자들을 모아 회견을 가졌다. 조병옥은 “정권의 교체를 갈망하는 민주당과 국민의 의욕을 달성하기 위하여 선거 전사로 뽑힌 자로서 이 시기에 도미하게 된 것은 심통하고 죄송하게 생각하나,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2월 말 경에는 귀국할 자신을 가지고 있다”라고 하였다.
공항에는 조병옥을 전송하기 위해 각계 인사들이 모였다. 정부 측에서는 최인규 내무부장관, 홍진기 법무부장관, 곽의영 체신부장관임흥순 서울시장 등이 나왔으며 국회 측에서는 이재학 부의장, 임철호 부의장 등이 나왔다. 민주당장면을 비롯하여 최고위원 전체가 참석하였고 김준연, 장택상, 윤치영 등의 인사도 참석하였다. 조병옥은 공항을 떠나기 전에 ‘낫는대로 지체없이 달려오리다’라는 성명서를 국민과 당원들에게 발표하였다.
조병옥의 출국 성명서 〈낫는대로 지체없이 달려오리다〉 썩은 정치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목첩에 두고 진두에 서야 할 내가 병든 몸을 가지고 수륙 먼길을 떠나야 한다니 운명의 희롱이 이다지도 짓궂단 말인가. 일찍이 민주제단에 피를 뿌리자던 나인지라 민권쟁탈 총공격전에서 싸우다 그 자리에서 쓰러진들 어떠하랴마는 아픈 몸에 힘겨운 중책을 맡겨달라기에는 도저히 내 양심이 허용치 않았다. 미국의 가장 발달한 의료 능력에 의한 시험 개복과 그후 전망에 낙관적 확신을 갖는 권위있는 의사들의 권고에 따라 나는 떠나기로 결심하였다. 오늘 나를 보내는 여러분의 마음도 적이 어두우려니와 이번에는 꼭 갈아야겠다는 국민들의 숨막히는 절규와 처절한 몸부림을 듣고 보면서도 날로 험악해 가기만 하는 탄압과 박해와 공포의 도가니를 잠시나마 여러분에게만 떠맡기고 떠나가는 내 가슴은 송구와 비통으로 찢어질 것만 같다. 그러나 사랑하여 마지않은 동포여! 슬기롭고 용감한 나의 당 동지들이여!
몸은 비록 먼 곳에 있더라도 마음만은 언제나 어디서나 여러분과 더불어 있을지니 우리의 생가를 결하는 이 싸움에 있는 지모와 용기를 다하여 싸워나가시라. 나는 이 병마와 싸워이기는 대로 지체없이 우리의 민주전열의 최선두로 다시 달려오리라. 싸움은 결과를 가지나니 선열들의 명호, 수 십 만 전몰용사들의 비원, 그리고 우리들의 애국열과 굳은 단결이 헛된 것이 아닐진대 이 싸움의 결과는 우리 차지일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끝으로 그간 나의 건강에 배려하신 동포여러분과 도미(度美) 치료를 위해 제반 편의를 제공하여 준 당국과 친우들에게 개인으로 깊이 감사하는 바이다
출처 : 『조선일보』1960. 1. 30 조1면 ;『동아일보』1960. 1. 30 조1면
조병옥은 김포공항을 출발한 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 잠시 기착하였다. 조병옥은 일본 기자들과 만나 정·부통령선거의 5월 실시를 강력히 요구하였다. 그는 농민들이 농번기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는데 자유당이 3월선거 실시를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자신이 이승만 대통령과 만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였음을 밝혔다.미국으로 떠나기 하루 전인 1월 28일 오전 조병옥은 이승만을 방문하였다. 같은 날 조병옥은 서대문으로 이기붕도 방문하고 순화동 부통령공관에서 장면을 만났다 (『 조선일보』1960. 1. 29 조1면;『동아일보』1960. 1. 29 조1면).이날 밤 조병옥은 도쿄에서 항공기를 바꿔 타고 미국으로 향하였다.『동아일보』1960. 1. 30 석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