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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신문에 광고로 호소문 발표

민주당은 2일『조선일보』와『동아일보』에 호소문을 발표하였다. 호소문에서 민주당3월 조기선거자유당의 비열한 처사라 지적하고 대통령선거에서 이승만에게 ‘1/3’득표를 주지 않아 대통령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장면부통령으로 선출하여 민주주의를 수호하자고 호소하였다. 슬픔을 거두고 싸움터로!! (제1호) 다시 동포에게 호소한다 一. 방법은 아직 있다
친애하는 동포들이여! 우리들이 경모(敬慕)하는 조병옥 박사는 다시 못 올 곳으로 떠나버렸다. “4년 전에 못푼 원한, 이번엔 풀어보자”는 3천만의 비원(悲願)을 남겨두고 가시었다. 땅을 치고 통곡하나 무슨 소용이 있으랴! 오직 슬픔을 거두고 정신을 가다듬어 백절불굴의 용기로서 민주주의와 민권수호를 위한 국민투쟁에 다시 일어서는 것밖에 없다. 그리해서 조 박사의 못마친 대업을 이룩함이 그의 영을 위로하고 뜻을 받드는 길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는 일어서야 한다. 최후의 승리를 향해서 달려야 한다. 아직도 방법은 있다. 갈아내고 살아볼 방법은 아직 있다. 그것은 무엇인가 - 기형적으로 남아있는 단일후보자에게 법이 정한“3분의 1”득표를 주지 말아 정상형적(正常形的) 대통령선거를 다시 하도록 하는 방법이고 또 장면 박사를 다시 뽑아 이 나라의 민주발판을 지켜가는 방법이다.

二. 3월 조기선거는 비열한 작전이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영속을 꾀하는 자유당은 계속하여 악랄·비겁한 수법으로 민주정신과 정치도의를 짓밟았다. 그들은 조 박사가 치료차로 고국을 떠난 직후에 뒤에서 총 쏘는 격으로 선거날짜를 3월 15일로 당기어서 공고했다. 법적으로 7월 14일 전에 시행하면 되는 선거를 4년 전에도 농번기라는 핑계로 5월로 당겨했고 이번에 또다시 농시를 피한다는 구실로 3월로 당기어 함은 번번이 기습작전으로 부당이득을 보자는 것이니 법정신과 정치도의에 어그러지는 행위인 것이며 더구나 야당 입후보예정자의 수술 시기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회를 주지말자는 것은 비열한 수법인 것이다. 조 박사가 돌아가신 원인의 하나는 이 비열한 조기선거강행으로 그를 지나치게 상심케 하고 초조하게 만든데 있는 것이다. 대결할 야당후보가 급서하였고 여타 후보는 백주 테러의 난동으로 등록이 방해되었으니 민주선거의 본질로 보나 정치도의상으로 보나 정부는 선거일을 다시 택하여 재공고함이 마땅한 것이다. 3월 15일이 무슨 법정일자도 아니요 선거시기는 아직도 5개월의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일을 재결정하라는 야당 주장을 거절하였으며 국회가 개회 중임에 선거법 한 조문을 개정하여 추가등록을 허용할 수도 있는데 염치없게도 매일 유회를 계속시키고 있다. 이리하여 후안무치한 자유당은 조 박사의 급서(急逝)와 다른 야당계 입후보의 폭력방해의 결과로서 부전승의 꿈을 꾸면서 정권유지를 기정사실로 오인하고 희희낙락하고 있으니 이때야 말로 국민이 총궐기하여 자유당의 백일몽을 깨뜨리고 그들의 횡폭정치 위에 통봉(痛棒)을 날리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방법은 무엇인가? 첫째로 이러한 불법적이고 기형적 대통령선거는 이미 선거무효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터임으로 이를 무효화하는 것이요, 둘째로 부통령에 장면 박사를 다시 당선시키는 것이다. 협잡선거를 물리치고 유권자의 위력을 집권당에게 맛보여줄 때는 지금이다.

三. 3분의 1 주지 말고 대통령선거 다시하자!
이번처럼 대통령후보자가 1인이 된 경우에는 선거법 제64조에 의하여 선거인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하면 그 선거는 무효되고 40일 이내에 재선거를 하게 된다. (4년 전 신익희 선생이 돌아가셨을 때는 경쟁후보자가 아직도 남았었기 때문에 사정이 달랐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에는 1,100만 유권자들이 모두 일어나서 후보자에게 3분의 1 득표를 주지 아니하면 우리는 지긋지긋한 4년을 더 참을 필요 없이 40일 이내에 재선거를 하여 합법적으로 정권을 교체하고 썩은 정치를 갈아내고 시원하게 살아볼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동포 여러분은 이러한 법적 의미와 정치적 의미에서 각자의 의사에 따라 혹은 조병옥 박사(기호1번)에 추모투표를 하는 방법으로 혹은 다른 방법으로 법이 정한‘1/3’이 되지 아니 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무지의 소치로 무효표를 던지는 것은 불명예스럽지만은 한층 더 높은 법적, 정치적 효과를 나타내기 위한 방법으로 무효표를 던지는 것은 정치의식이 높은 국민의 명예스러운 행동인 것이다.
기권이나 백지투표를 하는 경우에는 대리투표, 무더기투표가 들어갈 것이 거의 확실하니 기어코 투표소에는 나가야 한다. 모두 다 상기한 바와 같은 특별한 방법으로 투표하자. 그리하여 40일 이내에 재선거할 길을 열자! 우리가 갈망하는 평화적 정권교체의 조속한 실현은 이 방도로서 개척할 수 있다.

四. 장면 박사 다시 뽑아 민주 발판 지켜가자!
한편 부통령후보자 4인을 놓고 볼 때에 민족의 살 길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장면 박사(기호4번)를 뽑아야겠다. 건강으로 보나 정치적 지조로 보나 역량으로 보나 장 박사가 가장 적임임은 물론이다. 부통령의 자리는 평시에는 참의원의장, 헌법위원회 위원장, 탄핵재판소 재판장 등 중요한 헌법상 임무로서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직무를 가지고 있으므로 결코 등한히 볼 수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건전야당의 성장을 복돋아서 민주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하여도 국민자유의사의 위력을 보여줌으로써 부패한 여당의 분해작전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도 장박사를 당선시켜야 할 것이다. 대통령 유고시에는 헌법상의 계승권으로서 국민이 갈망하는 평화적 정권교체를 가능케 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그렇게 함으로써 자유당의 영구집권을 막기 위해서 우리는 장 박사를 또다시 부통령으로 모셔야 하겠다. 혹은 말하기를 자유당은 또한번 헌법을 뜯어고쳐 계승권을 삭제할 지도 모른다하나 국민의 총의가 바다의 성난 파도처럼 솟아올라 장 박사를 재선시킬 때에는 아무리 무소불위하는 자유당이라도 감히 그러한 민의단행을 못할 것이고 또 기득권을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다. 국민의 힘을 보여줄 때는 바로 지금이다.

五. 협잡선거 물리치자! 보여주자 국민의 힘!
동포 여러분! 우리가 이번 선거를 최대의 효력으로 계속 추진해야할 이유는 이상과 같다. 국민 전체의 애타는 소망이 무엇인가를 알고 우리는 눈물을 거두고 싸움터에 나서는 것이다. 이제 몇날 남지 아니하였으나 아직도 때는 늦지 않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살아날 구멍이 있나니, 모두 일어서자, 싸우자, 그리해서 이기자. 낙심말고 겁내지말고 오로지 이성의 판단과 불굴의 용기로 꾸준하게 싸워 이기자. 도시에서 싸우고 촌락에서 싸우고 투표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투표의 비밀을 위해 싸우자. 협잡선거를 쳐부수고 국민의 위대한 힘을 집권당의 면전에 본때 있게 보여주자. 운명을 한탄하지 말라- 우리의 운명은 우리 손으로만 개척될 것이며, 또 개척할 길이 우리 앞에 있지 않은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우며, 최후의 웃는자가 참으로 웃는 자다.
동포여! 슬픔을 거두고 싸움터로 나가자!
단기 4293년(1960년) 2월 29일
민주당
출처 :『 동아일보』1960. 3. 3 조1면 ;『 조선일보』1960. 3. 2 석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