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장면 부통령후보의 전남 광주 유세와 그 방해 양상
오후 4시 20분 경
이날 강연에도 어김없이 노골적인 방해가 자행되었다. 강연장 주변의 모든 차량이 운행되지 않아 시민들은 공설운동장까지 약 3킬로미터를 모두 걸어와야 했다. 게다가 공설운동장에 이르는 길은 갑작스런 보수공사로 통행에 어려움이 컸다. 대학과 고등학교에서는 느닷없는 학기말 시험을 보았고, 시내의 택시 운전수들도 장면 박사 일행의 탑승을 거부하고 광주역 주변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장날이었으나 시장도 텅 비었다. 부인회를 비롯한 자유당의 5개 산하단체는 긴급회의를 소집했고, 앞선 전주 목포의 경우와 같이 카메라를 멘 형사들이 시내골목마다 배치되었다.
한편 이날 선거 방해를 위해 광주 시내 8개 극장에서는 극장표를 무료 배부하면서 일대 혼란이 일어났다. 3일 밤과 4일 아침 사이에 통·방장들은 방원들에게 무료 극장표를 배부하였는데 개인적으로 극장에 가는 것은 허락하지 않고 일단 통·방장집에 모여 집단으로 극장에 가게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방해 공작은 크게 효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한 극장에서는 시민들이 표를 가지고 모여들자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입장을 거절하였으며, 또 다른 극장에서는 무료공개를 함으로써 표를 가지고 들어가는 사람보다 표 없이 들어가는 사람의 수가 더 많았다. 또한 손님이 가지고 온 표가 연기되었다고 거절하는 일도 있어 혼란이 가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