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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전 선거강연회, 방해와 공포 분위기 속에서 진행

8일 오후 1시 30분 약 5만 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민주당 부통령후보 장면선거강연회대전 공설운동장에서 열렸다.민주당 발표와 동아일보는 이날 5만 명의 시민이 참석하였다고 발표했고, 경찰은 1만 5천 명, 조선일보는 3만명 이 참석했다고 보도하였다(『조선일보』 1960. 3. 9 조3면 ;『동아일보』1960.3. 9 석1면).
장면은 자유당이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헌법상·도의상 죄악을 범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경제에서도 일부 특권계급에게만 혜택을 주고 있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이 나라 민주주의가 오장(五臟)에 고름이 잡힐 정도로 병이 들었으며 행정부 권력이 비대해지고 부패해 국민의 희생이 막심하다고 지적하였다. 또 입법부도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법부는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정치적이 되었다고 비난하였다. 선거전에서도 민주당은 포스터 붙이다가 폭행을 당하는 등 정치활동의 자유를 잃었는데, 자유당은 거기에 국민의 재산인 투표를 도둑질할 전문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민주당이 집권하면 모든 법을 지키고 자유를 신장할 것이니 시민들도 협박에 굴하지 말라고 호소하였다.
연사로 나선 진형하, 정중섭, 박순천, 조영규 등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찾아서 장면을 부통령에 당선시키자고 강조하였다. 연설 도중엔 두 장의 혈서가 나왔으며 한 시민은 연단으로 뛰어올라 “자유를 달라”고 외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날 강연회는 연설장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발생한 대전고등학교 학생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인해 공포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연설장 안팎으로 카빈 소총을 든 무장경관과 사복형사들이 10미터 간격으로 배치되어 돌아가는 시민도 많았다.『동아일보』1960. 3. 9 석1면
군인들에게는 금족령이 내려졌고 강연 장소까지 운행되는 시내 버스와 택시는운 행을 중지하여 시민들은 걸어서 강연장에 도착하였다. 또한 전날인 7일 저녁에는 통·방장들이 주민을 모아 다음날 시내 극장을 무료 개방하니 모두 구경가라고 하여 많은 시민들이 8일 낮 각 극장 앞에 쇄도하였으나 극장 측에서는 무료 공개를 거부하여 소란이 일었다.
한편 시내에서 강연장소로 가는 길목에는 부인회 이름 아래 공무원 부인들이 지키고 서서 강연장소로 가는 부인들을 붙잡고 가지 못하도록 설득하기도 하였다. 대한상무회 대전시 분회는 이날 조직 강화대회를 열었다.『동아일보』1960. 3. 9 조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