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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총장이 직접 나와 시위대 설득

오후 4시 경, 경찰 백차의 안내를 받으며 유진오 고려대 총장과 10여 명의 교수들을 실은 고려대 전용버스가 의사당 앞에 나타났다.일부 기록에는 유진오 총장이 국회의사당 앞으로 온 시각이 오후 3시 반으로 되어 있다(고려대학교 학생자치위원회, 131쪽).학생들의 시위가 장기화할 우려가 있자 당황한 한상봉 고등교육국장이 전화로 유진오 총장을 불러내어 학생들을 해산시켜주도록 요청한 것이었다. 시경은 백차에 마이크를 장치하고 유 총장의 등단을 기다렸다.조화영 편, 79쪽유 총장이 경찰차에 장치된 마이크를 빌려 학생들을 향해서 연설을 시작하려 하자학생들은 “경찰 마이크 쓰지 말라”, “자유당 마이크 집어치워라”고 이를 거부하였다. 결국 유 총장은 빌려온 다른 마이크를 통해 학생들에게 해산하라고 설득하였다. 그러나 학생들은 경찰에 연행된 학생들을 이 자리에 데려와 보이라고 요구하면서 해산에 불응하였다.『동아일보』1960. 4. 19 조1면 ; 안동일·홍기범 공저, 215쪽유 총장은 할 수 없이 직접 버스를 인솔해서 연행된 학생들을 데리러 갔다.『조선일보』1960. 4. 19 조3면그 사이에 장택상 의원이 시위대 앞에서 연설을 하려 했으나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소리를 들으니 듣지 말자!”, “장씨는 정치적 골동품이다!”는 등의 반대에 부딪혀 물러나고 말았다. 『동아일보』1960. 4. 19 석3면그러나 중학교 1년생의 “형님들 분투를 빈다”는 연설은 갈채와 환호를 받았다.『동아일보』1960. 4. 19 석3면. 일부 기록에는 “언니들은 끝까지 싸워주기 바란다”고 하였다(안동일·홍기범공저, 215쪽). 유진오 고려대 총장의 연설 내용 학생들이 사회적 부정에 이처럼 항거할 용기를 가졌다는 것을 나는 도리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도 서울의 교통을 몇 시간씩이나 이렇게 막고 있으니 사태가 이 이상 더 계속 되면 치안방해가 됨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 의기는 장하다고 볼 수 있으나 일에는 한도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시위하는 동안에 폭행이라든지 불법행위가 없었음을 더욱 기쁘게 생각한다. 만일 여러분들이 이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밤을 맞이한다면 어렵고 불행한 사태에 빠질 염려가 크게 있다. 이제 막 나 자신이 내무부의 장·차관과 서울 시경국장을 만나고 왔는데 연행된 고대생 약 30명은 곧 총장에게 인계해 줄 것을 약속하였다. 지금 곧 학생처장이 종로서와 동대문서에 들러 연행된 학생을 인계받아 학교로 갈 것이다. 여러분은 수건을 풀고 학교로 되돌아가자. 거듭 말하거니와 이성을 회복하라. 출처 :『동아일보』1960. 4. 19 조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