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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농업고등학교 학생들, 농기구 들고 시위

오전 9시, 청주농업고등학교 학생 전원 600여 명이 농기구를 손에 들고 시위를 감행하였다. 이들은 주머니에 돌멩이와 연필로 쓴 삐라를 넣고 6명씩 스크럼을 짜고 플래카드를 들고 청주대학 앞을 지나 대흥동 서동을 경유, 도청 동편을 향해서 교가를 부르며 행진하였다. 또한 “학원의 경찰 간섭을 물리치자”, “부정선거 마산사건을 규탄하자”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내덕파출소 앞 철도원 막사를 부수고 파출소의 상황을 살피며 대성로로 진입하였다. 그러나 농기구를 소지하게 되면 부상자가 많이 나오므로 합법적이고 정당하게 시위하라는 교장선생님의 간청을 수락하여 행진 도중 농기구를 버리고 시위하였다. “부정선거 다시 하자”, “학원의 자유를 달라”, “독재정부 물러가라”, “학생을 정치에 이용 말라”등의 구호를 소리 높이 외치며 도청으로 향하였다.
청주농고 시위대는 청주상업고등학교 앞을 지날 때 합류를 요청하였지만 이루지 못하였다. 대성중학교 옆에서 경찰과 투석전으로 길을 열고, 대성중과 단성중학교의 호응을 호소하였다. 이들은 교동국민학교 앞에서 트럭을 대기하고 도열하고 있는 무장경찰과 맞닥뜨려 격렬한 투석전을 벌였다. 시위대가 도청 정문 옆 개천가 도로에 들어섰을 때 전후방에서 시위대를 포위한 경찰이 따발총 쏘듯 최루탄을 발사하였다. 시위대는 어깨동무를 하고 결사적으로 격돌하다 자리를 옮겨 법원 앞으로 집결하였으나 소방차의 방수와 최루탄에 밀려 동(東)공원으로 이동하다가 경찰관에 포위당하였다. 약 1시간 후 청주농고 교장과 경찰 간에 모종의 협상이 성립되어 시위대는 전원 중앙 국민학교 강당으로 이송되었다.민원식, 「청주의 4·19, 그 분노와 함성」, 3·8민주의거 기념사업회·대전·충남 4·19혁명 동지회, 『3·8민주의거』, 2005, 166-169쪽 ; 「청주농업고등학교 4월혁명 투쟁 실기 : 청주농고 데모 감행기」, 사월혁명청사편찬회, 533-534쪽 ; 조화영 편, 132쪽 ;『중도일보』1960. 4. 20 1면 ; 『서울신문』1960. 4. 20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