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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시내 학생이 주도한 첫 시위 발생

27일 밤 9시 30분, 제주 시내 2개 극장이 끝나는 시간을 계기로 시내 각 중·고등학교 학생 100여 명은 오현중·고등학교 앞을 행진하면서 전우가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전개하였다. 골목마다 대기해 있던 남녀 중·고생들의 가세로 시위대는 한 시간 후에 1,500명 이상으로 수가 불어났다. 이들은 시내 5개 동(일도·이도·삼도·건입·용담동) 중심가를시 위한 다음 시위급보에 놀라 가족과 함께 피신한 김용학 경찰국장 관사로 밀려들었다. 시위대는 “국장은 나와서 불법선거를 사과하라”, “학원에 자유를 달라”고 외쳤는데, 일부 학생들의 투석으로 유리창이 파손되었다. 시위대경찰국장이 이미 피신 중임을 알고 도지사 관사 앞으로 몰려갔다. 이곳에서 “도지사는 즉각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외쳤으나 전인홍 지사 역시 부재중이었다. 이들은 관덕정 광장에 있는 제주경찰서 앞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도지사, 경찰국장과의 대면을 요구하였다.
이때 시위대에서 잠시 이탈했던 20여 명의 학생들이 영주시보사 강필생 사장을 시위대 앞에 끌고 나왔다. 강 사장은 지난 4월 21일 제주경찰서가 주최한 도내각 기관장회의 때 “만일 (제주도에서) 시위가 일어나면 총으로 쏘아 죽이라”고 발언하여 시민들을 분노시킨 사람이었다. 결국 오후 11시 20분 전인홍 지사시위대 앞에 나타나 자유당불법선거를 시인하고, 그 자리에서 지사직을 물러날 각오가 이미 굳어졌다고 말하며 학생들의 평화적 시위를 찬양하였다. 시위대는 자정을 넘긴 0시 15분 경 완전 해산하였다.『조선일보』1960.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