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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생들, ‘5·16선언’ 발표 후 단식기도

5월 16일 한국신학대학교 학생 150여 명이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전후로 학교가 휴강한데 항의하며 「5·16선언」을 발표하고 현 정권 퇴진과 노동, 농민운동 탄압 중지 등을 요구하며 단식기도에 돌입했다.
한신대학교는 통일주체국민회의 선거를 사흘 앞둔 5월 15일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일주일간 독서주간을 갖는다며 휴강을 공고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5월 16일 아침 등교하는 즉시 학장의 해명을 요구하였으나, 학장은 “학생들의 분위기가 이상해서 취한 조치”라는 무책임한 답변을 하였고 이러한 학장의 답변에 분노한 학생들은 ‘5·16선언’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단식기도회를 갖기로 결의하였다. 이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예배실을 안으로 걸어 잠그고 못질하여 외부의 침입을 방비한 채 단식기도에 돌입했다.
학생들은 이 성명에서 17년 전 일어난 5·16군사쿠데타를 ‘치욕의 쿠데타’로 규정하고 현 정권의 노동자, 농민, 언론, 학원, 종교계 탄압을 비판하며 다음과 같은 결의를 발표하였다. ① 17년간 이 사회의 암흑 창출에 공헌한 현 정권은 지체 없이 하야하고 민주 양심 세력에게 정권을 이양하라! ① 민중들의 외침 – 농민운동과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지하라! ① 각종 금융특혜와 권력의 비호 하에 성장한 독점재벌의 부를 사회에 환원시키고 외국자본의 침식을 발본색원하여 중소기업에 토대를 둔 ‘자립 민족 경제’를 구축하라! ① 코리아게이트 – 박동선 사건의 전모를 국민 앞에 밝히고 그 해결책을 국민 앞에서 구하라! 역적 박동선을 즉각 사모아의 고도로 추방하라! ① 타락한 매판문화를 극복하고 진정한 민족 문화가 지배하는 민족사회를 건설하라! ① 언론인, 지식인, 교수, 학생, 목사, 신부는 패배주의와 기회주의의 그늘에서 탈출하여 양심의 지시대로 행동하라! ① 이러한 우리의 결의는 이 사회 현실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밝히 드러내려는 기독인의 정신과 민족적 양심의 발로임을 만천하에 엄숙히 선언한다.
오후 6시 반쯤 경찰들이 예배실에 난입하여 10여명의 학생들을 연행하고 나머지 학생들을 강제해산시켰다. 이로 인해 한신대 3학년 김희택, 노창식 등 2명이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구속되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편, 『한국민주화운동사연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006, 334쪽; 미상, 「‘우리의 교육지표’ 사건 외 1978년도 각 대학의 학생운동 및 유인물사건 관련 자료」(1978.00.00),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오픈아카이브 (https://archives.kdemo.or.kr/isad/view/00521382); 한국신학대학통일갈망학생일동, 「5·16선언」(1978.5.16.),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오픈아카이브 (https://archives.kdemo.or.kr/isad/view/00841411).; 한국신학대학통일갈망학생일동, 「5·16선언」, 1978.5.16.,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오픈아카이브 (https://archives.kdemo.or.kr/isad/view/0084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