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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인사 및 양심수들,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선거 반대 투쟁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치러진 5월 18일 재야인사들과 양심수들은 곳곳에서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선거 반대 투쟁을 벌였다. 함석헌, 공덕귀, 이희호 등 재야인사들과 양심범 가족들은 한빛교회에서 목요기도회를 마친 뒤 통대선거를 반대하는 의미에서 투표용지 소각식을 가졌다. 또한 서울구치소 수감 양심범 150여 명은 통대선거에 항의하는 농성을 벌이다 교도관에게 구타당했으며, 윤보선, 정구영 등 재야인사와 신·구교, 해직교수, 해직언론인 등 66명은 「민주정권 수립만이 우리의 살길이다」를 발표하여 통대선거 무효를 선언하였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편, 『한국민주화운동사연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006, 336쪽.;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1970년대 민주화운동』 (Ⅴ), 1987, 1989~1991쪽.「민주정권 수립만이 우리의 살길이다」 기쁨과 희망 사목연구소, 『암흑 속의 횃불』 제3권, 가톨릭출판사, 1996, 256~257쪽.
오늘 강행되고 있는 이른바 총대 선거는 단순한 1인 통치의 선거놀음으로써 원천적으로 무효임을 선언한다. 민족의 존엄과 평화 통일의 국민적 열망 그리고 나라의 위신을 해하는 근본적 요소가 현 체제 그 자체임을 우리는 확신한다.
우리는 4.19혁명에서 1인의 영구 집권을 위한 선거놀음이 아닐 것을, 그 1인이 행동으로써 영구 집권을 획책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오늘의 선거놀음은 변명의 여지없이 1인의 절대 권력을 위한 것이다. 우리는 오늘 이 순간 우리의 이제까지의 요구와 결의를 다음과 같이 거듭 확인한다.
1. 현행 헌법을 폐기하고 민주 헌법을 제정키 위한 제반의 조치를 강구한다.
2. 긴급조치를 해제하고 김대중, 김지하를 비롯한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고 또 사면한다.
3. 현행 모든 선거법 및 국민의 의사를 직접, 간접으로 구속하고 있는 모든 법률을 개폐한다.
4. 언론, 학원, 농민, 노동운동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보장한다.
5. 집회, 결사, 표현, 종교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보장한다.
6. 일터와 배움터로부터 쫓겨난 교수, 법조계 인사, 언론인, 학생들을 원상으로 복귀시킨다.
민중의 창의와 참여가 보장되는 민주주의의 실현과 국민의 손으로 이룩되는 대통령 직선을 통하여 민주정권을 수립하는 길만이 우리의 살길임을 거듭 천명한다. 우리는 흩어져 있는 여럿이 아니라 반독재 민주구국의 대열을 정비해 싸우는 모든 국민 그 자체임을 확인한다.
1978.5.18.
민주인사 66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