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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학생들, 「우리의 교육지표」 사건 관련 항의농성

전남대 학생 700여 명이 「우리의 교육지표」 사건과 관련하여 「6.27 양심교수 연행에 대한 전남대 민주학생 선언문」을 발표하고 중앙도서관을 점거하여 항의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양심 교수의 석방과 어용교수의 퇴진, 학원사찰 중지, 폭력 반대 등을 요구하였다. 오후 6시,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도서관으로 난입하여 학생들에게 곤봉을 휘두르며 폭력적으로 학생들을 끌어냈다.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에 맞서 학생들이 돌을 들어 맞서면서 양측 간의 투석전이 이어졌다. 결국, 밤 11시 학생들이 경찰에게 자진해산을 이야기하며 길을 비켜달라고 요구했으나, 오히려 경찰들은 학생들 100여 명을 연행하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1970년대 민주화운동』, 동광출판사, 1987, 1691쪽.; 「6.27 양심교수 연행에 대한 전남대 민주학생 선언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오픈아카이브(https://archives.kdemo.or.kr/isad/view/00867263)그동안 우리 기독학생회 및 전남대생 일동은 끊임없는 정치적 자유의 유보와 이에 따른 국민생활의 질곡 및 학원의 정권놀음적 시녀화를 주시해 왔다.
여기서 특히 우리는 학원을 무대로 삼은 정보기관원의 상주 및 이에 따른 교수 학생의 학문적 양심의 타락에 대하여 꾸준히 고민해 왔다.
오늘날 전국 각지에서 양심있는 대학생들이 자유와 사회정의를 외치다가 투옥되고 학원을 영원히 떠났을 때에도 우리는 보도기관의 통제로 눈멀고 귀멀어야 했다.
우리가 학원의 시녀화 및 신민화를 규탄하는 까닭은 학원이 곧 미래의 조국번영의 온상이기 때문이다. 만약 여기서 노예가 배출된다면 이 나라는 망하고, 자각된 사명감을 지닌 사람이 나타나면 이 나라의 미래는 동해 바다처럼 밝아올 것이다.
학우여! 야윈 주먹일망정 굳게 쥐고 일어서자, 이미 우리 조국은 경제적으로 일제의 재식민지화의 제물이 되어있고 자주성을 상실한 정권은 반민족적 세력의 선봉이 되어있지 않느냐!
그동안 침묵만 하고 있는 줄 알았던 우리의 스승들이 민주교육 선언에 일어선 쾌거는 암흑을 깨치고자 일어선 자각이요 양심의 회복이었다. 더불어서 이런 양심적 처사를 억압한다는 것은 민주질서에 위배되는 행위이다.
그런데, 최근 며칠에 걸쳐 송기숙, 명노근, 배영남 교수들 11명의 교수들이 연행된 사태는 학원의 민주화가 짓밟히고 학문적 양심을 지켜갈 수 없음을 말해주는 충분한 증거다.
이에 기독학생회 및 민주 전남대생은 이와 같은 불법적 처사를 직시하며 즉각 연행된 교수님들을 석방함은 물론 반 학원 민주화를 조속히 달성할 것을 선언한다.
6천 학우여! 7백만 근로 대중이 질곡에 처해 있음은 물론 우리들 젊음의 터전 전남대학교는 정보기관의 발바닥 밑에 깔려 있으며, 전국민적 신망을 잃은 정권의 시녀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것에 맞서서 일어설 사람은 없다. 우리들의 흘린 피가 아니고는 없다. 일제히 일어서서 먹구름 뒤의 푸른 하늘을 보라!
우리의 요구
1. 민주교육 선언 교수를 즉각 석방하라.
2. 교수 재임명제를 폐지하라.
3. 상담지도관실을 폐지하라.
4. 학원사찰 중지하고, 교내 상주 정보기관원은 즉각 물러가라.
5. 어용교수 정득규, 박하일, 이돈주, 김영수, 오갑동, 손광은은 즉각 물러가라.
이상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우리는 수업거부, 시험 거부, 단식농성 등의 투쟁을 계속할 것을 민주학생의 긍지를 가지고 결의한다.
1978년 6월 29일
전남대학교민주학생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