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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개헌반대 성토대회

정법대학을 비롯한 연세대생 600여 명은 20일 오전 11시 ‘언더우드’ 박사 동상 앞에 모여 대학에서의 정보·사찰 중지와 3선개헌을 반대하는 성토대회를 열었다.
범연세호헌투쟁위원회의 이름으로 열린 이날 성토대회에서는 ‘법과 정치의 정통성을 무시하고 효율성이란 미명 하에 조작된 개헌작업을 반대’하는 시국선언문 낭독과 함께 5개 항목에 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또한 이날 성토대회에서는 ‘위대한 반항은 위대한 참여, 위대한 참여는 위대한 전진을 잉태할 것’이라는 내용의 전국대학생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채택했는데, 대회진행 도중 총학생회측의 자유토론 제안이 나왔으나 전체에 의해 토론이 필요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성토대회를 주최한 한 학생간부는 ‘이날 모임은 지금까지 정부 당국의 움직임에 대한 우리의 시국관·사회관을 밝히기 위해서’라고 모임의 성격을 말했다.『연세춘추』 1969.6.23. 1면
시국선언문 이 땅의 민주·자유·정의 수호에 응집된 건설적 참여의 정신이 진정 아쉬운 때다. 대학의 참된 자유는 학원 사찰이라는 악랄한 수법에 의하여 유린되고 학원 내의 집회·결사·언론의 기본적인 자유는 이미 그 의미를 상실한 지 오래다.
국민을 정치권 외로 밀어내고 있는 조국의 어두운 현실이며 이 나라 위정자들이 빚어내는 법 경시현상은 참으로 용기 있는 자들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참뜻이 특정한 일개인의 우위보다 제도가 우선되어야 할진데 국민의 기본법인 헌법을 개악하려는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의 언동은 애국청년의 이름으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
우리는 결코 조국의 운명을 외면하는 무책임한 세대라는 역사적인 오명을 벗기 위하여 이 땅의 지성이 결코 말살되지 않았음을 위정자들에게 상기시키기 위하여 우리는 오늘의 정치현실을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결의하는 바이다.
민주주의의의 폐기는 그 어떠한 명분과 호도로써 은폐될 수 없음을 우린 다시 한 번 천명하는 바이며 위대한 저항으로 헐벗겨진 조국의 나목들이 아직도 안으로 안으로 타고 있는 생수임을 현금 이 땅의 반민주적인 음모를 직시함으로써 우리는 선배 영령들의 의사를 다시 한 번 밝히려고 한다.
어두운 조국 하늘 아래 펼쳐지는 온갖 개헌의 「긴장둔화정책」으로 내 나라 내 조국이 역행하는 처세를 범연세인의 젊음으로 과감히 저지코자 한다.
닫힌 눈과 눈의, 입과 입의, 막힌 귀와 귀의 기막힌 울분을 우린 다만 열손가락의 작업으로 밝힐 수 있을 뿐이다.
사회의 본질적 가치와 전제적 법과 정치의 정통성, 효율성이라는 조작된 미명 하에 희생되고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 그 근원에서부터 위함 당하고 있으며 진리와 정의에 도전하는 현금의 비생산적인 정치 현상은 조국 근대화의 길목을 가로막고 막다른 사회윤리에 까지 자질을 초래하고 있다.
자유와 사회정의의 개념을 공허하게 만드는 일단의 무리들에 대한 우리의 응전을 끊임없이 그리고 가속적으로 행하여 질 것이며 민주적인 최고의 행동으로 확대될 것이다.
조국 근대화와 참된 민주질서를 위협하는 역사의 주경을 쫓아 빛나게 우리 연세인의 의지가 사회정의의 건축현장에 동원될 때 「위대한 반항은 위대한 참여」 위대한 참여는 「위대한 전진」을 잉태할 것이다.
조국의 원활한 혈액순환을 위하여 범연세인의 이름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하노니 반민주적인 여하한 언동과 음모를 우리의 잔뼈 하나, 하나 우리의 피 한 방울까지 이 땅의 정의와 진리의 채광작업에 떨어 낼 것이다.
결의문 조국의 민주주의와 학원의 자유수호를 위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① 대학에서의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라.
② 대학에서의 여하한 정보, 사찰행위도 즉시 중지하라.
③ 음성적 개헌행위로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
④ 조국근대화에 반하는 여하한 반민주적인 음모도 용납할 수 없다.
⑤ 민주질서를 말살하려는 3선개헌 작업을 즉시 중지하라.
위와 같은 우리의 결의 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우리의 젊음은 계속 투쟁할 것이며, 결의 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때 우리의 응전은 민주적인 최고의 행동에로 확대될 것이다.「각 대학 학생 선언문」, 『사상계』 1969.9, 139~140쪽
1969. 6. 20.
범연세 호헌투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