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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문리대생, ‘황소제국 화형식’ 후 ‘제3선언문’ 발표

2일 서울대 문리대생들은 3선개헌 성토대회를 열고 ‘독재체제를 획책하는 황소제국 화형식’을 가진 뒤 “3선개헌추진세력과 어떤 피의 투쟁도 두려워 하지 않겠다”라는 의지를 표명한 ‘제3선언문’을 발표했다.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한국민주화운동사 1』, 돌베개, 2008, 527쪽 서울대 문리대 제3선언문 위정자들은 조국 근대화의 미명 하에 다시금 독재 근성의 독아를 드러내어 전 민족을 압제, 분열의 심연으로 실추시키려 하고 있다.
우리는 저들에게 민족적 양심과 각성을 촉구하고자 다시 이 자리에 모였다.
인류 역사의 발전과정은 정의와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피의 투쟁의 역사였다. 민족의 정의와 자유를 위해 바친 선조들의 피와 얼을 우리는 얼마나 우럴러 왔던가. 아! 민주시민들이여, 슬프다. 이제 우리의 민족 역사는 다시금 새로운 피의 투쟁을 부른다.
저들을 보라! 추악한 정권욕을 허울 좋은 명분 아래 감추고 있는 저들의 생리를!
민주헌정의 파괴와 참 자유의 말살을 획책하여 역사 위에 더러운 오점을 남기려고 하는 반민주적 반민족적 세력의 음흉한 간계를! 저들의 언론 탄압과 여론 조작과 학원사찰 등은 무엇을 의미하며 또한 3선개헌이란 혼란의 역사를 되풀이하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저들에겐 고귀했던 선열의 피가 독재에 항거하여 피로서 자유를 쟁취하려던 4.19의 젊은 피가 무엇을 의미하는 가 아랑곳하지 않는다.
민주시민들이여! 우리의 혈관 속에는 생동하는 민족의 양심이 흐르고 있다.
우리의 가슴에는 모든 사회의 불의에 꿋꿋하게 항거하는 강렬한 의지가 샘솟고 있다. 그 어떠한 비민주적, 비민족적 세력도 이제 추호도 용납될 수 없다. 무엇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 삶의 참된 의미이겠는가?
민족의 분열과 민족정신의 파괴를 초래하고 있는 그 어떠한 세력에 대해서도, 이의 분쇄를 위한 피의 투쟁은 오늘을 사는 우리 세대인들의, 아니 역사를 호흡하고 역사의 발전을 지향하는 우리들 자신의 숭고한 의무이다.
우리는 수차 경고해 왔다. 이제 우리는 그 어리석은 3선개헌 추진세력들에 대항하여 경고로서 그치려 하지 않겠다. 일어서자! 우리는 믿는다. 우리 젊은 지성은, 우리의 민족 양심은 3선개헌 추진세력과의 어떠한 피의 투쟁조차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1969. 7. 2.
서울대학교 문리과 대학학생회「각 대학 학생 선언문」, 『사상계』 1969.9, 14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