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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당 정성태 의원 등, 광주에서 서울로 ‘호헌행진’ 시작

신민당 정성태 의원(55)은 31일 오전 9시 신민당 중앙당 상무위원 한영수 씨, 3선개헌반대투위 전남지부 운영의원 최종채 씨와 함께 ‘3선개헌반대민주수호행진’이라는 이름 아래 ‘한양 천리길’을 걸어서 올라오는 도보 행군에 나섰다.
이날 아침 광주 4.19학생의거기념탑을 참배한 뒤 “3선개헌 저지를 온 국민에게 호소하고 공화당 내 개헌반대세력을 더욱 고무하기 위해 이 길을 떠나며 도중에서 만나는 동포와 흉금을 터놓고 우리의 뜻을 얘기하고 공감과 지지를 얻고자 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정 의원은 등산복 차림으로 태극기를 들고 오는 12일 서울 도착을 목표로 광주를 출발했다.
정 의원 일행은 비닐 우비를 걸치긴 했으나 이날 아침부터 내리는 비를 맞으며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시속 5km정도의 행군을 계속, 오전 11시 30분 경 담양 삼거리 검문소를 지났는데 이때 교통 순경이 “어디를 가십니까”라고 묻자 정 의원은 “담양에 간다”고만 대답, 오후 2시경 담양읍에 다다라 점심을 들었다. 정 의원은 5시간 동안의 도보로 발 세 군데가 부르터 농구화를 새로 사신어야 했는데 “옛날 소금장수가 얼마나 고된 직업이었는지 짐작이 간다”고 농담까지하는 여유를 보였다.
담양읍에서 점심을 마친 이들은 오후 4시에 다시 출발, 전북 순창에서 일박한 뒤 1일 임실에서 열리는 3선개헌반대유세에 참가하고 전주, 대전을 거쳐 14일만인 9월 12일 정오 국회의사당 앞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편 정 의원 일행의 천리길 도보 행진엔 윤보선 씨도 가세할 예정이었으나 주위의 만류로 그만두게 됐다고 전해졌다.『동아일보』 1969.9.1.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