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당 정성태 의원 등, 광주에서 서울로 ‘호헌행진’ 시작
이날 아침 광주 4.19학생의거기념탑을 참배한 뒤 “3선개헌 저지를 온 국민에게 호소하고 공화당 내 개헌반대세력을 더욱 고무하기 위해 이 길을 떠나며 도중에서 만나는 동포와 흉금을 터놓고 우리의 뜻을 얘기하고 공감과 지지를 얻고자 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정 의원은 등산복 차림으로 태극기를 들고 오는 12일 서울 도착을 목표로 광주를 출발했다.
정 의원 일행은 비닐 우비를 걸치긴 했으나 이날 아침부터 내리는 비를 맞으며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시속 5km정도의 행군을 계속, 오전 11시 30분 경 담양 삼거리 검문소를 지났는데 이때 교통 순경이 “어디를 가십니까”라고 묻자 정 의원은 “담양에 간다”고만 대답, 오후 2시경 담양읍에 다다라 점심을 들었다. 정 의원은 5시간 동안의 도보로 발 세 군데가 부르터 농구화를 새로 사신어야 했는데 “옛날 소금장수가 얼마나 고된 직업이었는지 짐작이 간다”고 농담까지하는 여유를 보였다.
담양읍에서 점심을 마친 이들은 오후 4시에 다시 출발, 전북 순창에서 일박한 뒤 1일 임실에서 열리는 3선개헌반대유세에 참가하고 전주, 대전을 거쳐 14일만인 9월 12일 정오 국회의사당 앞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편 정 의원 일행의 천리길 도보 행진엔 윤보선 씨도 가세할 예정이었으나 주위의 만류로 그만두게 됐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