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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의 지시 아래 분주하게 움직이는 정부여당 핵심인사들

김종필 총리가 외국 대사들을 만나고 있는 동안 박대통령김용식 외무장관을 불러 모종의 지시를 내리고, 바로 이어 청와대에서 최규하·박진환·박종홍 특별보좌관을 불러 회의를 진행했다. 11시 30분부터는 김정렴 대통령 비서실장, 이후락 정보부장, 김용식 외무부장관, 김종필 총리, 정일권 공화당 의장서리 등 정권의 최고 핵심 실세들을 불러 회담을 개최했다. 다시 오후 4시에는 백두진 국회의장, 민복기 대법원장청와대에 들어와 3부요인이 회동했으며, 그 직후인 오후 4시 30분경에는 노재현 육군참모총장청와대에 들어와 보고를 했다. 오후 3시에 발간된 동아일보 석간신문에는 정일권 당의장서리가 이날 점심시간 서울에 있는 공화당 당무위원들을 초청하여 “모종의 중대 문제에 관해 협의”했으며, 공화당은 “오후 5시 30분 다시 당무회의를 열어 긴급 당면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보도됐으나 모종의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후 4시 서울 외곽 경기도 인근에서 무장한 탱크와 군인들을 실은 트럭이 서울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고, 같은 시각 김용식 외무부장관은 각국의 한국 주재 공관장 23명을 외무부로 불러 모종의 사항을 설명했다. 오후 5시경 종로5가와 신촌 로터리 등 서울시내 곳곳에 탱크와 군 병력이 나타났고, 오후 6시 탱크와 군 병력이 중앙청·구회·법원 등 주요 중앙관서와 언론기관 등의 주요 시설과 대학들에 일제히 배치되었다. 그 시각 청와대 대접견실에서 박대통령은 긴급국무회의를 열어 계엄령 선포헌정중단조치를 내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국무위원들은 한 목소리로 “구국의 결단”이라고 칭송했다.민청학련계승사업회, 『민청학련』, 메디치, 2018, 31~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