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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삼원섬유 노동자들 노동조합 결성

12월 12일 인천삼원섬유 전체 노동자 360여 명 중 120명이 산곡감리교회 교육관에서 유해우(필명 유동우)를 중심으로 한 섬유노조 경기지부 삼원섬유분회를 결성하였다. 유해우는 1973년 10월부터 인천 기독교 도시산업선교회의 실무진들과 협의하여 근로조건 개선운동을 벌였는데, 회사가 탄압하자 1973년 12월 1일 노동자 120여 명이 파업을 단행했으며, 노동청 인천지방사무소 등이 개입하여 노사교섭 끝에 노동자들의 요구가 거의 수락되었다. 그러나 회사가 노동자들의 요구조건을 수락하는 각서를 쓰고도 이를 종업원의 잘못으로 돌리는 등 약속을 어기자, 12월 3일 노동자들은 재파업을 단행하여 노동자들의 요구가 관철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삼원섬유 노동자들은 확보된 근로조건 개선의 지속적인 유지를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였고, 삼원섬유 노동자들은 인천기독교 도시산업선교회에서 평신도 사도훈련을 받은 유해우를 중심으로 하여 섬유노조 경기지부 삼원섬유분회를 결성하였다. 당시 삼원섬유 노조는 ‘외국인 투자기업의 노동조합 및 노동쟁의 조정에 관한 임시 특례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결성된 전국 최초의 외국인 투자기업 노조로 반도상사와 공단 내 14개 노조 결성에 영향을 미쳤다. 1973년 12월 29일 노동청장으로부터 분회설립 신고필증을 받아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민주화운동기념사업연구소 편, 『한국민주화운동사 연표』, 도서출판 선인, 2006, 252쪽 삼원섬유 노조와 분회장 유해우의 해고 및 복직 투쟁삼원섬유 노조가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자, 상부조직인 섬유노조 경기지부의 지부장 박수영이 견제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유해우가 제명당하였다. 회사는 이 사실을 알고 유해우를 해고하였다. 삼원섬유 노조는 이에 섬유노조 본조에 유해우의 제명이 부당함을 진정하였고, 섬유노조 중앙위원회는 1974년 9월 10일 “징계무효로 원직에 복직시킬 것”을 박수영에게 지시했지만, 회사는 박수영의 말에 따라 유해우를 복직시키지 않았다. 이에 삼원섬유분회가 경기도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으나, 섬유노조 경기지부장 박수영은 1974년 12월 6일 삼원섬유분회를 사고지부로 규정하고는, 부분회장 권병희를 제치고 수습대책위원에 서용순을 임명하였다.
12월 7일 유해우가 자신은 여전히 분회장이라고 주장하며 분회업무를 수행하려 하자, 회사는 “해고된 자가 현장에 들어왔다”는 이유를 들어, 유해우를 업무방해죄로 부평경찰서에 고발하였다. 경찰은 즉시 유해우 등 4명을 연행하였으며, 유해우는 12월 12일 구속되었다. 섬유노조 본조는 이날 제57차 중앙위원회를 열고 유해우 제명을 결의하였다.
이에 인천기독교 도시산업선교회는 성명서를 발표하였고 삼원섬유분회 조합원들도 12월 16일 유해우 구속이 부당하다며, 하루 빨리 석방되어 같이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진정서를 각계에 제출하였다. 이에 유해우는 1975년 1월 7일 벌금형을 받고 석방되었으나, 전과자라는 이유로 회사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리하여 삼원섬유분회의 조합원들은 할 수 없이 새 분회장에 부분회장이었던 권병희를 선출하고 노조를 재정비하여 활발히 활동하였다. 하지만 회사는 무리한 사세확장으로 인한 경영난과 노조활동에 대한 위기감을 느껴 1976년 5월경에 자본철수를 단행하였다.민주화운동기념사업연구소 편, 『한국민주화운동사 연표』, 도서출판 선인, 2006, 252쪽
유해우는 자신의 노동체험과 노동운동 경험을 정리해서 『어느 돌멩이의 외침』(필명 유동우)을 펴냈으며, 1980년 이태복, 김철수, 신철영, 양승조 등과 함께 전국민주노동자연맹(전민노련)을 결성했다. 그해 8월 노동자와 학생세력이 연대하여 정권을 무너뜨리고 사회주의를 건설하려 했다는 ‘학림사건’으로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서 극심한 고문을 당했으며, 감옥에서 나온 뒤에도 고문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지금은 자신이 고문당했던 남영동 대공분실을 개조한 민주인권기념관 보안관리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인천IN』 2019.3.28.; 민주인권기념관(https://dhrm.or.kr/notice/?idx=1717692&bmod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