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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교중앙총부, 한일협정 관련 성명 발표

13일, 천도교중앙총부는 〈동아일보〉에 “전국 천도교인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발표했다.동아일보』 1965.7.13 석2면 전국 천도교인에게 고함 - 한일국교정상화문제에 대하여 목하 한일협정비준문제를 둘러싸고 찬반양론으로 엇갈려 소연(騷然)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때에 우리 천도교도가 내놓은 주장으로 이 소연한 시국이 진정되고 문제가 바로 해결될 수만 있다면 그 이상 다행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렇게 될 가망도 없는 것 같으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와 같은 현상에 처해 있는 우리 교회는 과연 어떠한 태도로 임해야 하겠습니까.
여기에 대한 답변은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냉철한 이성의 판단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찬반양론의 개요를 살펴본다면
“찬성하는 이유로서 첫째 인방 일본을 자유진영에서 이탈시키지 않음으로써 공산침략에 대비하는 데 불가피하다. 이것은 우리 한국뿐이 아니라 전 자유진영의 일치한 견해이며 그와 반대로 북괴를 위시하여 공산진영 전체가 한일국교정상화를 반대한다는 사실이 엄숙히 이것을 증명하고 있다. 둘째 인방국 간에 경제문화교류의 필요성에 의하여 더욱 불가피하다.”
“반대하는 이유로서는 첫째 과거 민족적 숙원국이었다는 점, 둘째 장래에 와질 경제적, 문화적 식민지화의 우려, 셋째 한일국교정상화가 필요는 하나, 협정조문이 불리한 데가 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찬반 양측 모두가 누구도 한일국교정상화의 필요성만은 인정하고 있다.
대략 이상과 같은 상반된 견해에서 와진 논쟁인 것으로 볼 때에 과거 우리 민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국민의 선두에서 수많은 생명과 재산을 바치어 싸웠고 누구보다도 일제의 피해가 큰 우리 천도교인들로서는 영영 일본과는 상종조차 하기 싫은 심정입니다.
그러나 대국적 견지에서 현실을 직시할 때 구원과 숙감에만 집착되어 찬반에 좌우될 것이 아니라 원대한 시야에서 국가민족의 장래를 염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교회는 순수한 종교적 입장에서 초연한 자세로 한일협정의 비준여부는 천명에 맡기기로 하고 냉철한 이성적 판단과 대국적 견지에서 금후의 추이를 주시하는 총명을 견지함과 동시 앞으로 대일자세에 있어서 민족적 자립정신과 주체의식을 환기 함양함에는 우리 천도교인이 전 국민의 선두에 서서 솔선수범하여 국민의 사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만천하 교인동덕 여러분!
보국안민과 광제창생은 우리 교의 목적이올시다. 과연 어느 것이 보국이요, 어떻게 함이 안민인지는 우리 스스로가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직자는 물론 일반교인에 이르기까지 일심동체로 은인자중하여 초연된 자세로 이 난국타개에 이바지합시다.
그리고 작금 일부 신문에 천도교에서 마치 한일협정비준반대 기도를 하는 것같이 보도된 바 있으나 그것은 우리 천도교로서는 아는 바 없는 정체불명자의 투서에 의한 오보이오니 오해 없기를 아울러 바라는 바입니다.
(布德 106) 1965년 7월 일
천도교중앙총부
교 령 신 용 구
종무원장 김 경 태『동아일보』 1965.7.13 석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