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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연 주최, 한일협정비준반대 연합궐기대회 개최

15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시내 대성빌딩에서 서울 시내 각 대학교 학생회장단 주최로 열릴 예정이던 한일협정비준반대 연합궐기대회는 경찰이 주동학생들을 연행하는 바람에 차질이 생겨 대부분의 학생대표들이 참석 못한 가운데 12시 15분에 뒤늦게 강행되었다.
학생들은 ‘한일협정비준반대공동선언문’,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등을 채택한 후 각 대학교 대표의 한일협정비준반대 성토 연설을 듣고 오후 1시 15분 해산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경 관하 각 서는 대회를 주동한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진민자(과학과 4), 6·3동지회이재우, 건국대 총학생회장 김상입(27, 축산가공 4), 동 간부 김동곤(28, 상 4), 이기원(27, 정외 4)과 숙명여대 정경대 학생회장 박경자(상 4) 등을 연행하였고, 중부서는 회의장 부근에 대기, 대회에 참석하려던 백광세(25, 연세대 의대 3), 한휘언(23, 서울대 농대 학생회장) 등 12명을 연행했다가 11시 45분에 돌려보냈다.『동아일보』 1965.7.15 석7면, 『경향신문』 1965.7.15 석3면, 『고대신문』 1965.8.7 7면
한비연 ‘한일협정비준반대궐기대회’ 결의문 현 정부는 매국적 한일회담을 한사코 반대 규탄하는 국민 여론을 폭력으로 억압하고 일방적 선전으로 민중을 기만 우롱하면서 지난 6월 29일 기어이 한일협정을 정식 조인하고 금차 51회 임시국회에서 그 비준동의안의 통과를 강행할 만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우리 전국 학도들은 작년 3·24 이래 김-오히라 메모를 골자로 하는 현행 한일회담이 굴욕적이고 매국적임을 엄중히 항의하고 이의 즉시 중지, 백지 환원을 수차 촉구하였다.
우리들은 일본의 조국 강점과 식민지 통치를 합법유효한 것으로 인정하고 장구한 역사적 연유와 확고한 국제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 평화선을 포기하며, 반세기에 걸친 민족의 착취 살상의 혈채(血債)를 경제협력 3억 불로 구걸하는 현행 한일회담을 결단코 민족의 이름으로 용납할 수 없음을 명백히 지적하여 왔다.
뿐만 아니라 20년에 걸친 미국원조의 기형적 경제구조하에서 부패 정치세력과 부정관료 자본이 결탁, 정치자금과 특혜의 악순환으로 국민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가며, 민족자본의 육성을 저해하고 있는 현 상태하에서 예상되는바, 일본자본과 상품의 대거 입국은 한국경제의 파탄만이 아닌 일본에의 예속을 초래할 것은 명약관화하며, 이는 민족의 염원인 진정한 자주자립국에의 길을 영영 봉쇄하고 만다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강조하였다.
우리들의 이 같은 이유에 근거한 한일회담 반대투쟁임에도 불구하고 무차별 구타, 구금, 퇴·정학 등으로 많은 학우들이 희생을 강요당하였고, 학원 내의 사찰, 매수, 분열공작으로 학원은 더럽혀졌다. 이로써도 우리의 정의로운 투쟁을 꺾을 수 없자, 당국은 계엄령, 휴교령, 조기방학 등을 번갈아 실시하면서 학생을 분산시킴으로써, 민족 양심의 전위대인 학도들의 슬기롭고 용맹스러운 학생운동을 분산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이상 욕된 역사의 제물이 될 수 없음을 자각한 우리들은 그 어떤 간교한 기만과 포악한 탄압에도 굴할 수 없으며, 기어이 이 매국회담을 분쇄하고 말 것이다.
우리들은 전 국민이 한 명의 낙오도 없이 더욱 분발하고, 더욱 궐기하여 내 나라, 내 민족을 지키는 운동에 과감히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들의 당면한 행동 방침을 다음과 같이 한다.

1. 지금 진행되고 있는 비준반대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한다.
2. 매국회담의 공범자로 휩쓸려 들어가려는 공화당 소속 국회의원들을 형제의 정으로 민족양심에 호소하고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
3. 민족주체성 확립을 위하여 일제 상품 및 외래 사치품 불매운동을 광범위하게 전개한다.일본상품 불매운동은 6월 21일 연세대에서 시작되어 서울의 각 대학에 확산되었으나, 일반 대중의 참여를 촉구할 만큼 영향력을 갖지는 못했다.(6·3동지회, 『6·3학생운동사』, 역사비평사, 2001, 505쪽)
4. 우리는 왜색배격운동을 범국민적으로 벌인다.
5. 만일 이상의 우리들의 의사가 무시될 경우 불행한 사태가 도래할 것임을 경각시킨다.
1965년 7월 15일 한비연
고려대학교 서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연세대학교 동국대학교6·3동지회, 『6·3학생운동사』, 역사비평사, 2001, 492~49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