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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에서 연합으로 ‘학원방위 총궐기대회’ 이화여대·성균관대·연세대생, 성토대회 개최

서울 일원에 위수령이 발동된 이튿날인 27일 오전 삼엄한 경계 속에 고려대에서는 1,000여 학생들이 모여 ‘학원방위 총궐기대회’를 열고 농성에 들어갔으며, 이화여대생 4,000여 명, 성균관대생 1,000여 명과 연세대생 200여 명도 각각 교내에서 무장군인학원난입과 박 대통령의 특별담화를 규탄하는 성토대회를 열었다.
고려대=27일 오전 11시 50분, 두 차례에 걸쳐 무장군인들에 의해 캠퍼스를 짓밟힌 고려대생 1,000여 명과 서울대, 건국대, 중앙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등 100여 명의 다른 대학 대표들은 고려대 강당에서 ‘학원방위 학생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대회에서 학생들은 “우리는 현재 무장군인, 무장경찰에 포위되어 있고 우리에겐 연행과 구타와 구속만이 남았습니다. 우리 학원을 지키고 우리의 신변을 무력으로부터 방위해야겠습니다. 우리는 이곳을 떠날 수 없습니다.”라고 밝히고, 무장군인의 학원난입을 규탄하였다. 이어 30일 정오까지 결의사항에 대한 ‘충분한 조치’가 있을 때까지 기한부 농성에 들어갔다.
강당 전면에 “한일협정은 완전무효”, “구속학생 석방하라”, “현 사태의 모든 책임은 대통령이”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부상 시위학생들의 회복을 비는 묵념으로 막을 연 이날 궐기대회에서 학생들은 ① 정부는 일당국회에서 비준강행된 매국적 한일협정을 즉각 폐기, 무효화하라. ② 매국국회를 즉시 해산, 국민의 심판을 받으라. ③ 학원난입 백색테러단을 처형하고 국민에게 공개사과하라. ④ 구속학생 석방하고 인적, 물적 손해를 보상하라 등 5개 항목의 결의문을 채택하고 계속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공동선언문, 비상총궐기문, 호소문, 각 대학대표 궐기문 등을 박수로 통과시키고, 대회는 성토에 들어가 각 대학대표들 10여 명이 무장군인의 학원난입한일조약비준 등을 성토했다. 서울대 문리대생 나석찬은 “박 대통령은 지식인은 옹졸, 학생은 철부지, 무책임하다고 말했지만 학원을 폐쇄하겠다니 그런 말이 어디 있는가?”라고 성토했다. 대회가 끝난 후 학생들은 행진곡을 틀어놓고 농성에 들어갔다.
한편 이날 아침 고려대 교문에는 수위들이 출입학생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체크하였다. 학생들의 농성은 이날 오후 6시경 교수들의 권유로 해산되었다.
이화여대=27일 낮 12시 15분 4,000여 학생들은 대강당에서 채플을 마치고, ① 한일협정비준의 무효를 재확인한다. ② 정부의 각성을 촉구한다는 등 6개 항의 결의문을 채택하였다. 이어 낮 12시 30부터 22일 오전 8시까지 학원방위를 위한 기한부 철야농성을 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시험을 마친 50여 명의 학생들이 학원방위를 위한 농성에 들어갔는데 이들은 농성 도중 오후 3시부터는 “정부가 만든 어려움 극복”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구국기도회를 갖기로 했다.
연세대=27일 오전 11시 30분경 200여 명이 강당에서 박 대통령의 특별담화 및 무장군인들의 학원난입 규탄대회를 열고 “이성 잃은 정부처사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난동군인들을 엄중 처단하라”는 등 6개 항의 결의문을 채택하고, 낮 12시 20분 시위에 나서려 했으나 교수들의 만류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해산했다.
한편 정법대학 1학년 대의원을 비롯한 5명의 연세대 학생들은 구속학생 사식 모금활동을 벌였다. 모금으로 걷힌 5,180원을 서대문 교도소에 구속되어 있는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숙명여대=오전 8시, 총학생회장 성영혜(22, 사학과 4) 등 학생회 간부 15명이 시험을 보이콧하고 고려대에서 열리는 ‘학원방위 총궐기대회’에 참석하려고 학생위원실을 나서다 교수 10여 명에게 만류되어 학생위원실에 갇혔다.
성균관대=오전 9시 30분, 1,000여 명이 교정에 모여 군경 학원난입사건과 박 대통령의 특별담화에 대한 규탄대회를 열고 11시 30분경 시위에 나서려다 교수들의 만류로 교문에서 주춤했다.
▶동양의대=26일 오후 3시, 50여 명이 동교 강당에서 “구속학생 석방하라”, “군인은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라”는 등 플래카드를 내걸고 농성에 돌입했는데, 27일 오전 200여 명으로 늘어난 채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서울대 사대=26일 밤 12시부터 200여 명(여학생 10명 포함)이 동교 강당에 모여 군인의 학원난입과 학생을 깡패시하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규탄한 다음 한일협정비준이 무효화될 때까지 농성하기로 결의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여학생 10여 명이 동참한 농성에서 학생들은 무장군인의 학원난입 사건 등을 규탄하였다. 27일 오후 2시까지 농성을 벌인 학생들은 28일 오후 1시에 성토대회를 열기로 결정하고 해산하였다.『동아일보』 1965.8.27 석3면, 『경향신문』 1965.8.27 석3면, 『동아일보』 1965.8.28 석7면, 『대학신문』 1965.8.30 1면, 『연세춘추』 1965.9.6 1면, 『고대신문』 1965.9.4 1면. 고대신문에 의하면, 27일 고려대에서 열린 궐기대회에 참여한 학생은 1,500여 명이다. 연세춘추에 의하면, 27일 연세대 성토대회의 주체는 ‘제대군인 학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