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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문리대 4·19선언문 필사본 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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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문
상아의 진리탑을 박차고 거리에 나선
우리는 질풍과 같은 역사의 조류에 자신
을 참여시킴으로써 이성과 진리, 그리
고 자유의 대학정신을 현실의 참담한
박토에 뿌리려 하는 바이다.
오늘의 우리는 자신들의 지성과 양심
의 엄숙한 명령으로 하여 사악과 잔학의
현상을 규탄, 광정하려는 주체적 판단과
사명감의 발로임을 떳떳이 선명하는 바
이다.
우리의 지성은 암담한 이 거리의 현
상이 민주와 자유를 위장한 전제주의의
표독한 전횡에 기인한 것임을 단정한다.
무릇 모든 민주주의의 정치사는 자유
의 투쟁사다. 그것은 또한 여하한 형
태의 전제로 민중 앞에 군림하든 「종이로
만든 호랑이」같이 헤설픈 것임을 교시한
다.
한국의 일천한 대학사가 적색 전제에의
과감한 투쟁의 거획을 장(掌)하고 있는 데
크나큰 자부를 느끼는 것과 꼭 같은
논리의 연역에서, 민주주의를 위장한
백색 전제에의 항의를 가장 높은 영광으
로 우리는 자부한다.
근대적 민주주의의 기간(基幹)은 자유다.
우리에게서 자유는 상실되어 가고 있
다는 것을, 아니 송두리째 박탈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성의 혜안으로
직시한다.
이제 막 자유의 전장엔 불이 붙기
시작했다. 정당히 가져야 할 권리를
탈환하기 위한 자유의 투쟁은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가고 있다. 자유의 전역
은 바야흐로 풍성해 가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민중의 공복이며 중립적
권력체인 관료와 경찰은 민주를 위장한
가부장적 전제권력의 하수인으로 발 벗었다.
민주주의 이념의 최저의 공리인 선거
권마저 권력의 마수 앞에 농단되었다.
언론, 출판, 집회, 결사 및 사상의 자유
의 불빛은 무식한 전제권력의 악랄한
발악으로 하여 깜박이던 빛조차 사라졌다.
긴 칠흑같은 밤의 계속이다.
나이 어린 학생 김주열의 참시를 보
라! 그것은 가식없는 전제주의 전횡의
발가벗은 나상밖에 아무것도 아니다.
저들을 보라! 비굴하게도 위하와 폭
력으로써 우리들을 대하려 한다. 우리는
백보를 양보하고라도 인간적으로 부르짖
어야 할 같은 학구의 양심을 강렬히
느낀다.
보라! 우리는 기쁨에 넘쳐 자유의
횃불을 올린다.
보라! 우리는 캄캄한 밤의 침묵에
자유의 종을 난타하는 타수의 일익임을
자랑한다. 일제의 철퇴 아래 미칠 듯 자
유를 환호한 나의 아버지, 나의 형들과
같이-.
양심은 부끄럽지 않다. 외롭지도 않
다. 영원한 민주주의의 사수파는 영광
스럽기만 하다.
보라! 현실의 뒷골목에서 용기 없는
자학을 되씹는 자까지 우리의 대열을
따른다. 나가자! 자유의 비밀은 용기
일 뿐이다.
우리의 대열은 이성과 양심과 평화,
그리고 자유에의 열렬한 사랑의 대열이
다. 모든 법은 우리를 보장한다.
1960년 4월 19일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학생일동
※원문은 서기 대신 단기 4293년 4월 19일임
생산자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기증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록번호
00849714
분량
8 페이지
구분
문서
생산일자
  • 1960.04.19
  • 형태
    문서류
    설명
    1960년 이승만정권의 독재와 무능에 항거한 4.19 민주화 운동 관련. 서울대 문리대 4·19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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