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 불을 지폈던 대학가 사회과학 서점
요약설명 : 메모판에 쪽지 남겨 둬.” “알았어!” 윤경과 헤어진 광호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녹두 사거리를 빠르게 빠져나온 광호는 곧 버스에 올랐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 서점 메모판에는 각종 연락 사항들이 적힌 쪽지들이 빈틈없이 붙어 있었다. 등에 멘 백팩이 제법 묵직하였다. 오늘 후배들과 하는 세미나에 필요한 『전태일 평전』과 『철학 에세이』 세 권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주머니를 탈탈 털어 세 권 값만 계산하고 나머지는 다음 달에 주기로 했다. 사람 좋은 책방 주인아저씨는 가난한 그들에게 친구이자 형이자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지이자 눈 밝은 선생이기도 했다. 서점은 누구나 할 수 있었지만 대학가 인문사회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