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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피학살자유족회 결성대회 개최

20일, 서울시 견지동 전 자유당 본부자리에서 전국피학살자유족회전국피학살자유족회가 조직되었으나 실제로 피학살자유족회의 활동은 경상남북도 지역에서만 이루어졌다. 활동이 활발했던 지역은 모두 한국전쟁기 미 점령지역이거나 극히 짧은 기간 동안만 점령당했었던 낙동강 인근 또는 이남 지역이었다. 때문에 유족회 활동은 경남지역이 활발했고, 경북지역은 대구를 비롯한 경북 남부지역에서 이루어졌다. 또한 이들 지역은 지역 주민들 내부의 좌우이념 갈등, 기타 원한관계가 학살에 크게 작용했던 피 점령지역과는 달리 군과 경찰이 보도연맹원이나 기타 주민들을 살해하는 일이 민간인학살의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공권력에 대항·반대하는 유가족, 주민들의 결합과 활발한 유족회 활동이 가능하였다(『한국민주화운동사 1』, 2008, 277-278쪽). 결성대회가 개최되었다. 회장에 노현섭(마산 피학살자유족회)·부회장에 탁복수(통영 피학살자유족회)·간사장에 이두용 등이 선출되었다. 전국피학살자유족회는 유족들을 대표해 정부 각 부처에 청원과 건의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였다.『조선일보』 1960. 10. 23 석3면 ; 『한국민주화운동사 1』, 2008, 277쪽. 전국피학살자유족회 선언문 전국피학살자유족회는 이승만 폭정배가 저지른바 세계인류사 상에 일찍이 그 유례를 볼 수 없는 대량적 동족학살행위에 희생이 된 원혼의 유족들로서 조직된 피의 통합체입니다. 우리들은 지난날의 이 처참한 역사적 사실을 잊을래야 잊을 수도 없거니와 천추일관(千秋一貫)하는 민족정기와 인륜망상(人倫網常)의 도리로도 묵과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들 유족회는 어떤 보복적 의도로서 형성된 것이 아니며 오직 인간 세상에 기막힌 한을 남겨두고 무덤도 없는 원혼이 된 조부모, 부모, 형제자매, 남편, 처자들의 명복을 빌며 이 땅에 또다시 이러한 ‘검은 역사의 무덤’을 만들지 않도록 거듭 투쟁할 뿐입니다
폭악하게도 반 공개리(半 公開裡)에 무차별 학살을 감행한 것은 민주조국의 가슴에 칼을 꽂은 것이며 이러한 행위는 동족의 대량학살인 만큼 세기의 살인자 「히틀러」와는 그 류를 달리하는 공전절후(空前絶後)의 악행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나아가서 그 살해방법에 이르러서는 실로 천인공노할 진저리치는 양상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승만 도당들은 도리어 이러한 살인을 보다 더 많이 한 자일수록 더 많은 훈상(勳賞)을 베풀었으며 우리들 유족에게는 모욕과 감시와 억압을 더욱더 가중하여 우리들은 그동안 십유여 년을 실로 죽음의 자유만을 가질 수 있는 동물 이하의 불행과 불안 속에서 신음하였던 것입니다
이제 4.19학생혁명에 의하여 진정한 민주주의의 꽃이 피어나기 시작한 조국의 역사과정에서 우리의 사무친 원한과 분노를 가시도록 해야겠습니다. 우리들은 허물어진 생활과 마음의 폐허 위에 그래도 재생의 길을 찾아보려고 하는 바입니다
우리들은 숭고한 인간의 명예를 걸고 면면한 민족의 양심에 비추어 이 처참한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정리하고 처리하는 것이 조국의 민주발전에 이바지하는 경종이 되는 것으로 보는 바입니다
우리들은 지난 10월 20일에 다음 6개항을 결의하고 이것을 3부에 건의 요구하였으며 사랑하는 전국동포에게 알뜰한 성원을 바라고 호소하는 바입니다

결의사항

一. 법을 거치지 않고 살인을 지시한 자 및 관련자를 엄중 처단하라
二. 피학살자 명단 및 집행 시일 장소를 명시하라
三. 피학살자 유족에 대한 정치경찰의 감시를 즉시 해제하라
四. 피학살자의 호적을 조속히 정리하라
五. 피학살자 유족에게 국가의 형사보상금을 즉시 지급하라
六. 합동위령제 및 위령비 건립에 당국은 책임지라
위와 같은 사항을 결의함
1960년 10월 20일
전국피학살자유족회 결성대회
출처 : 전국피학살자유족회, 『선언문 및 결의사항』, 1960.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