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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 을구, 자유당 견재로 무소속 김익로 사퇴

투표일을 이틀 앞둔 21일 오전 10시 경, 무소속으로 입후보해 자유당의 심한 견제를 받던 김익로가 돌연 사퇴하였다. 김익로자유당의 공한(公翰)과 한희석 중앙위 부의장의 특사로 온 김상도 의원의 권유를 사퇴 이유로 밝히며 배후에 정치적 흥정이 있었음을 시인하였다. 김익로는 사퇴와 함께 자유당 후보 김장섭을 지지하였다.
자유당영일 을구의 유권자 4만 2천명 중 김익로 득표 1만 4천표, 민주당 현석호 득표 1만 2천표 정도로 예상하였다. 자유당김익로의 사퇴가 자유당 공천자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보고 김익로의 사퇴 공작을 펼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중앙의 판단에 대해 영일에서 직접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자유당 지방당원과 선거운동원들은 비난을 토로하였다. 이들은 김익로의 사퇴로 자유당김장섭 등 신자유당계가 당선되면 그를 지지하던 구자유당계는 거세되기 때문에 오히려 구자유당계는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따라서 김익로의 사퇴로 자유당 선거 전략에 혼선만 왔다고 평가하였다.
21일 오후 영일대송시장에서 자유당민주당은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마이크를 같이 세워놓고 대결하였다. 민주당은 군선거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문제의 대송시장에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개인강연회를 열고자 하였다. 자유당은 이보다 이른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강연회를 진행하였는데, 민주당의 강연이 약속된 2시가 넘었는데도 계속 강연회를 진행하며 민주당의 강연을 방해하였다. 이에 자유당의 요청으로 민주당은 약 1시간 정도 자유당 강연회 연장을 수용하였으나 다시금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이 장소에서 자유당 강연이 승인되었다고 발표하자 민주당의 분노가 폭발하였다.
민주당은 같은 장소에서 마이크를 설치하고 약 20분간 자유당과 마이크전을 벌였으나 결국 장소를 근처 시장으로 옮겼다. 그러자 청중들이 대부분 민주당측 강연장소로 이동하여 자유당은 자연스레 연설을 중단하였다.
한편 민주당 후보 현석호는 자신이 박선철 간첩사건과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해명 하는데 대부분의 강연 시간을 보냈다. 특무대민주당 훈련부 차장 박선철을 간첩으로 구속하고 현석호를 소환 심문한다고 발표하자 자유당현석호가 간첩과 관련되었다고 선전하고, 그가 당선되어도 소용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조재천 선전부장은 자유당이 간첩사건을 선거전에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 하였다.
또한 민주당 측은 그동안 영일 을구에서 있었던 몇 가지 선거 방해 사례를 들어 자유당을 고발하기 위한 준비를 하였다. 민주당이 밝힌 사건은 ①1월 10일에 있었던 한 이발업자의 민주당 선전물 회수 사건, ②1월 20일 포항경찰서 소속 경찰이 민주당선 전문을 강탈한 사건, ③지서주임과 국민학교 교장들이 자유당에 투표할 것을 권유하고 민주당 현석호의 선거운동을 하면 좋지 않을 것이라고 협박한 사건이다.
이렇듯 민주당이 경찰의 선거 관여를 비난하자 최인규 내무부장관은 이러한 비난은 선거 때마다 야당 측이 늘 하는 말이라고 넘겨 버렸다.
한편 영일 을 재선거와 관련하여 검찰총장은 21일, 선거법 위반이나 부정선거에 대해 보고를 받지 못하였다면서, 진상을 조사하겠지만 처벌 기준을 올려 경미한 사건은 기소하지 않겠다고 언명하였다.『조선일보』1960. 1. 22 조1면, 석1면 ;『동아일보』1960. 1. 22 조1·3면, 석1·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