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주메뉴 바로가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로고

민주당, 장충단에서 대규모 조기선거 규탄 강연회 개최

  • 공유하기
7일 오후 2시, 자유당서울운동장에서 이승만·이기붕 출마 환영 대회를 열고 있을때 민주당은 인근 장충체육관에서 자유당의 부정선거·조기선거 규탄 대회를 열었다.
동아일보』는 장충체육관에 약 10만 명의 시민이 참석하였으며, 자유당 강연회장은 강연이 진행되면서 시민들이 크게 줄어든 반면 민주당 강연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고 보도했다.경찰추산 5만 명, 민주당 추산 20만 명이며 (『 동아일보』1960. 2. 8 석3면), AP 통신은 20만 명이 참석했다고 보도하였다(서울 2월 7일발 AP (『 동아일보』 1960. 2. 9 조1면)). 차로 동원된 부녀자들이 대부분이었던 자유당 강연회와는 달리 민주당 대회에는 도보로 온 청년들이 대다수를 차지하였다고 하였다.
정각 2시에 시작된 민주당 강연회는 조한백 총무부장의 개회사로 시작되었다. 조한백은 우리나라 선거의 불법성과 부정성이 흡사 공산당과 비슷하다고 하면서 자유당의 3월선거는 헌법 정신에 위배되며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처사라고 지적하였다. 또 우리 나라의 정치가 독재라는 국제적 낙인을 면치 못할 것이라 하였다.
첫번째 연사로 나온 유진산 의원이 서울운동장에 강제로 끌려온 시민들이 트럭에서 내려 민주당 강연이 열리는 장충단공원으로 와줘서 고맙다고 하자 시민들은 박수로 화답하였다. 유진산은 정치는 국민생활 향상을 위한 것인데 이승만 대통령이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정권을 잡으려 한다고 하면서 이는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고 하였다. 예로 부산정치파동과 사사오입 개헌은 이승만 대통령의 종신집권을 위한 파동이었다고 설명하였다. 이어 3월선거를 강력히 반대하면서 4-5월이 농번기라는 자유당 주장은 말도 안되며, 자유당이 국가보안법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듯이 이번 선거도 날치기로 하려 한다고 비난하였다. 또한 조병옥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미국에서 수술을 받는 동안에 선거를 하려는 것은 비열한 처사라고 하였다.
이어 조재천, 주요한, 박순천, 조영규, 김산, 김선태 의원들이 잇달아 강연을 하였다. 박순천은 한국은 소수만이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며 이 모든 책임이 이승만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하였다. 김산은 청년들에게 민주주의를 위해 다시금 선두에 설 것을 주문하였다. 주요한은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며 횡포한 권력을 분쇄할 것을 주문하였다. 오후 3시 경 조재천 의원이 강연을 하는 도중 청년 1명이 연단 뒤에서 “민주당 승리로 민주주의를 수호하자”는 혈서를 쓰기도 하였다. 조재천은 다음과 같이 자유당의 부정선거 방식을 지적하며 용기를 갖고 자기표를 지키자고 호소하였다.
조재천 연설문 국민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유당원이 되거나 또는 자유당 산하단체의 요원이 되고 만다. 영일 을 및 영주 재선거에서는 갖은 불법과 부정이 감행되었는데 이러한 방법은 이번 정·부통령선거에도 이용될 것이다. 부정의 방법은 ①경찰관을 부락별로 유숙시키고, ②공무원과 단체원에게 유권자 2,3명씩 할당시켰으며, ③9인조·3인조의 군대식 편성을 하였고, ④내통식기표소를 설치하였고, ⑤공개투표를 강요하였는데 경찰관은 민주당 참관인을 밖으로 끄집어 냈다.
공산당은 검은 통과 흰 통을 놓고 투표를 하는데 이런 짓을 않는 것은 형식적이나마 차이가 있으나 실질적으로 공산당의 투표와 차이가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여러분 판단해 보십시오. 국민들 스스로가 민주주의를 사수하여야 합니다. 혁명을 하는 민족의 몇천분의 일만의 용기, 고지를 점령하는 국군용사의 몇천분의 일, 혈서를 쓰는 우국청년의 몇천분의 일만의 용기를 가지고 자기 한 표를 지킴으로서 횡포한 관권을 타도할 것을 바란다.
출처 :『동아일보』1960. 2. 9 조3면
강연이 최고조에 달한 오후 4시경에는 서울 출신 서범석 의원의 주도 아래 부정선거를 없애자는 의미의 ‘헌법정신과 정치도의에 배치되는 3월선거를 반대하고 정·부통령선거에 있어서의 부정선거 음모를 국민의 힘으로 분쇄하자’는 결의문을 채택하였다. 부정선거 규탄 결의문 우리는 조국의 민주주의를 사경에서 구출하고 평화적 정권교체의 민의궤도를 닦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一. 농번기를 피하여 농민을 위한다는 기만적 구실 하에 헌법정신에 위반하고 정치도의에 배치하며 5, 6월에 만 21세에 달하는 수많은 청년의 선거권을 박탈하면서까지 3월 조기선거 실시를 강행하는 정부의 불법처사를 규탄한다.

二. 갈수록 지능범화하고 악성화한 나머지 드디어 내통식 기표소 설치, 3인조식 공모투표, 비밀투표 아닌 공개투표로서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자유 선거제도를 완전 파괴한 영일 을구, 영주의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다가오는 정·부통령선거에 있어서의 부정선거 음모를 국민의 힘으로 분쇄하자.
출처 :『조선일보』1960. 2. 9 조1면 ;『동아일보』1960. 2. 9 조1면
이날 민주당의 강연회에는 많은 수의 정·사복 무장경찰들이 삼엄한 경비를 하였다. 강연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 8시 30분 경에는 유충렬 서울시경찰국장을 비롯하여 경비과장, 서장 등이 강연장 주변을 살폈다. 또 기마순경에 카빈총을 멘 경찰, 교통백차가 투입되어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낮 12시부터는 경비가 더욱 삼엄해져 장충단 공원 주변 산마다 수십 명의 무장경찰관이 시민들의 입산을 일절 금지시켰고 강연장소와 주변에도 경찰들이 서성댔다. 그러나 오후 2시쯤 몰려드는 시민들에 의해 결국 산꼭대기까지 시민들이 들어차게 되었다.『조선일보』1960. 2. 8 조3면 ;『동아일보』1960. 2. 8 석1·3면, 1960. 2. 9 조1·3면
민주당 강연회에 참석하였다고 구타를 당한 사건까지 일어났다. 강연회가 끝난이 날 밤 서울시 근로자 합숙소에서는 합숙소장과 경찰이 합숙생들을 집합시키고 자유당 강연회에 간 사람과 민주당 강연회에 간 사람들을 구분하여 민주당 강연회에 참석한 이들을 구타하였다. 합숙소 소장과 경찰은 이들이 정부가 운영하는 기관의 혜택을 입으면서 민주당 강연회에 참석하였다며 권총과 몽둥이로 약 1시간 동안 구타하였다.『동아일보』1960. 2. 9 석3면
분류
정치·사회 상황 / 야당과 재야단체 196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