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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등록 방해 취재하던 신문기자 구타 사건 발생

서울 영등포구청 앞에서 『한국일보』사진기자 1명과 미국 CBS 소속 기자 1명이 괴한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13일 오후 12시 20분 경, 영등포구청반독재민주수호연맹 장택상박기출 후보의 등록 서류를 접수하려던 반공투위 인사들이 괴한들에게 등록 서류를 탈취당하고 구타당하는 장면을 카메라로 포착한 CBS 기자에게도 괴한 10여 명이 몰려와 카메라를 뺏고 구타를 하였으며, CBS 기자가 구타 당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은 한국일보 기자도 괴한 10여 명에게 폭행당한 것이다. 『한국일보』기자는 카메라를 강탈당하고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CBS 기자 증언에 따르면 사건 현장에는 적어도 3명 이상의 정·사복경찰이 있었는데 아무도 괴한들을 말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같은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하자 ‘한국신문편집인회의’는 대책 강구를 위해 오후 5시 30분, 운영위원회와 보도자유위원회 연석회의를 열어 내무부장관법무부장관에게 취재와 보도의 자유를 보장해 줄 것을 항의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들은 ‘한국신 문사진기자단’ 명의로 최인규 내무부장관에게 항의문을 보내 조속히 가해자를 체포 할 것을 요구하고, 경찰관의 직무유기를 비난하였다.
자유당조순 선전위원장은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폭력배를 발본색원하여 다시는 언론인 구타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최인규는 자신은 한국 일보사 측의 항의가 있기 전까지 사건에 대해 전혀 몰랐고, 영등포경찰서도 사건 발생 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전 경찰을 동원하여 범인 체포에 주력 할 것이며, 범인을 잡지 못하면 해당 경찰서 서장을 파면하겠다고 하는 등 유례없이 조속하고 강경한 처리를 약속하였다.
이날 저녁 7시 경,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영등포경찰서는 40대 용의자 1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용의자는 자신은 후보 등록 서류를 갖고 온 이들의 뺨 한대 만을 쳤을 뿐 기자들을 구타하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 기자들과의 대질심문에서 피해자인 기자들도 용의자가 자신을 구타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서울시경에서도 전날인 12일 발생한 서대문구청 등록서류 피탈 사건에 대해 20대 주범 1명을 체포하였다고 발표하고 범인의 사진을 언론사에 전달하였다.『조선일보』1960. 2. 14 석3면 ;『동아일보』1960. 2. 14 조3면, 석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