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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하‘국민복’입고 있는 장면 사진벽보, 주요도시 담벼락에 등장

1일 오전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 중요 도시에 민주당 부통령후보 장면을 비방하는 벽보가 붙었다.‘ 일제시대의 장면(玉岡勉, 다마오카 쓰도무)의 모습’이라고 이름 붙인 벽보는 국민복을 입은 장면이 일본인 군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청색으로 인쇄한 것이었다. 또한“음흉한 친일도배의 속임수에 속지말자”, “ 민족정기가 통곡한다”는 슬로건이 쓰여 있고 일제시대 장면 약력이라는 것도 함께 인쇄되어 있었다.
구국철혈동지회’의 이름 아래 나붙은 벽보는 가로 한 자 반, 세로 한 자의 크기로 되어 있었다. 이 벽보는 1일 새벽부터 서울, 부산을 비롯한 전국 각 중요 도시의 요소요소에 일제히 붙여졌으며 특히 서울 시내에는 전신주와 건물의 벽 등에 거의 10미터 간격을 두고 붙여졌다. 그러나 28일 학생 시위가 있었던 대구에서는 중요도시 중 유일하게 장면 비방 벽보가 나붙지 않았다. 이는 고등학생들의 동요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의 심경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이날 대검찰청 선거부는 벽보가 대통령·부통령선거법에 위반되는 지를 검토하였으며, 이재학 국회부의장은“장면 사진 벽보에 놀랐지만 벽보 내용이 사실이라면 법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였다. 벽보를 본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시민들은 별 관심이 없다는 듯 그대로 지나치는가 하면 그러한 사진을 선거시기인 이제 와서 붙인다는 것이 야당 후보자를 인신공격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오히려 의아심을 표시하기도 하였다.『 조선일보』1960. 3. 1 석1·3면 ;『 동아일보』1960. 3. 2 조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