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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방당, 선거 불능 호소

선거가 종반전에 돌입한 7일, 선거 불능을 호소하는 민주당 지방 핵심당 책임자의 서한이 중앙당부에 쇄도하였다. 지방 당부 책임자들은 “민주당의 존립 위기를 경고하고 정·부통령선거 관철과 야당세력 전멸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가?”하는 문제에 대해 중앙당 고위층의 판단을 요구하였다.
이날 오전까지 보고된 지방의 선거운동 상황은 정·부통령선거 수행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진단되었다. 한 민주당 간부는 이날 오전 정부와 자유당이 정·부통령선거를 계기로 민주당 지방당부의 전멸을 기도한 것이 확실하다고 지적한 다음, 이들이 심지어 중요 민주당 핵심당 간부들을 이중당원으로 만드는 데까지 성공하고 있는 듯하다고 하였다. 이는 지방 민주당원을 그대로 민주당에 잔류시켜 놓고 실질적으로는자유당에 입당을 시켜 이중당원의 역할을 강요하면서 철저히 야당을 파괴하고자 하는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 핵심 당간부들이 선거의 불능을 호소하는 이유는 선거전으로 인해 당원임을 드러낼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들 당원들이 “야당생활을 지속할수 없는 최후단계에 봉착하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신파인한 의원은 “야당을 절종시키느냐? 그렇지 않으면 선거자체를 포기하느냐? 하는 문제를 시급히 검토해 달라”고 중앙당 고위층에 요청하였다. 게다가 다수의 구파 의원들도 이번의 정·부통령선거가 “정·부통령을 새로이 선출하는 의의보다도 야당을 말살시켜 완전한 일당독재를 수립하는 새로운 정치적 의의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호남지역의 선거전은 지방에서 민주당의 열세를 극명히 보여주었다. 자유당 조직에 밀린 민주당은 제대로 된 선거운동도 하지 못하고 폭력에 의해 움추러든 모습을 보였다.『조선일보』1960. 3. 7 석1면
7일 밤 전북 민주당 부통령선거 사무장 이철승 의원도 전북 일대에서 선거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하였다. 전화로 기자회견을 한 이철승은 이날 오후 3시경 민주당원이 정읍 시내에서 벽보를 붙이다 사복경찰과 깡패에게 구파를 당하였으며 정읍 갑·을 양 구에서는 민주당 벽보를 한 장도 붙일 수 없을 정도로 폭력이 난무한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임실에서는 자신이 스피커를 메고 마이크를 손에 들며한 발자국씩 가두강연을 하는 어려운 처지였는데 그나마 깡패들에 의해 방해를 받았다고 말한 다음, 현 상태에서는 선거 자체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호소하였다.『동아일보』1960. 3. 8 석1면그러나 많은 정계 소식통들은 장면이 정·부통령선거를 관철시키려는 이유로 민주당의 급격한 분열을 방지하고 야당 세력을 재정비하려는 시간을 얻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하였다.『동아일보』1960. 3. 8 조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