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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린상업고등학교 학생들, 한희석 집 습격

청파동에 위치한 선린상업고등학교 학생들은 학교 측의 저지로 시위가 좌절되자 산발적으로 시위에 참여하였다. 일부는 학교 담장을 넘어 연세대 시위대열에 합류하였고, 70여 명은 원효로 입구에 위치한 자유당 거물 한희석의 집으로 쳐들어갔다. 한희석의 집은 당시에 보기 드문 분홍색 차일과 페인트로 담장과 건물을 도색하여 마치 외국인의 별장을 연상케 하는, 지하 2층과 지상 3층으로 된 웅장한 건물이었다. 주인이 모두 도주하고, 송아지만한 포인터 두 마리만이 지키고 있던 빈 집에서 학생들은 난생 처음 보는 고급 집기들을 야구 방망이로 부셔댔다. 학생들은 또한 지하실을 가득채운 수입 설탕포대, 최고급 분유, 밀가루 포대, 양복지, 인삼, 녹용, 양주, 화장품, 수입식품 등이 쏟아져 내리는 것을 보며 분노를 금치 못하였다. 호화의 극치였던 대저택은 삽시간에 흉가로 변하였다. 이후 학생들은 다시 시위행진을 계속하여 광화문까지 진출하였다. 김강준(당시 선린상고 2학년), 「민족의 분노 4·19!」, 3·8민주의거 기념사업회·대전·충남 4·19혁명 동지회, 『3·8민주의거』, 2005, 155-156쪽 ; 홍영유, 『사월혁명통사』제6권, 천지창조, 2010, 119-1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