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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대통령, 이기붕 의장에게 공직 사퇴 우회적으로 건의

이승만 대통령은 24일 오전 경무대를 방문한 이기붕 의장에게 “나는 자유당 총재직을 무조건 그만두겠다”고 언명하였다고 한다. 이 의장은 이날 이 대통령에게 자유당총재 사퇴의사의 번의(飜意)를 간청하였으나 이 대통령은 이를 끝까지 거절하였다는것이다. 이에 이 의장은 경무대를 다녀나온 직후 서대문 자택에서 당무위원들과 회합하고, 자신도 자유당 중앙위의장, 국회의장, 당선된 부통령 등 일절의 공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강력히 표명하였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이재학 부의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기붕 의장은 이미 자유당중앙위 의장직의 사표를 당무위원 일괄사표와 함께 대통령에게 제출하였으며, 부통령과 국회의장직 등 일절의 공직사퇴서도 이미 써놓고 대기 중에 있다. 이날 이 의장이 지금 곧 일절의 공직에서 물러날 의사를 표명하였으나 당무위원들은 이 의장의 공직사퇴는 기정사실이지만 지금 내각책임제 개헌이 추진 중이니 그 귀결을 보고 공직에서 물러가는 것이 좋다는 것을 강력히 건의하였다. 그러나 이 의장은 이에 대해 가부간 답변이 없었다고 한다.
이재학 부의장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최종결정은 이날 오후 3시 자유당 의원총회에서 내려질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는 “이 대통령은 자유당의 후임총재에 대해서도아무런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으므로 결국 자유당의 총재, 중앙위의장, 당무위원 등 요직은 그대로 공직(空職)인 상태에서 내각책임제 개헌부터 단행할 것”이라 전망하고, 선(先)개헌 후(後)수습이 당간부들의 지배적인 견해라고 전하였다. 이어 자신도 국회부의장직을 사퇴하고 개헌공정을 추진할 것이지만 모든 문제는 의원총회에서 확정될것이라고 하였다. 또 “경찰이 종래에 정치적으로 많이 이용되었음을 시인하고, 자유당은 경찰 중립화에도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하였다.
이재학 부의장은 자유당은 실질적으로 해체된 것과 다름이 없으므로 당분간은 원내교섭단체로서 소속의원들의 단결을 도모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동아일보』는 “여당으로서 수 년 간 정권을 담당하여 오던 자유당은 완전히 기능이 마비된 채 붕괴직전에 직면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추측보도하였다.『조선일보』1960. 4. 24 석1면 ;『동아일보』1960. 4. 25 조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