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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건 신학대학 출신 사제 109명, 광주 피정의 집에서 기도회 개최 뒤 「선언문」 채택

대건 신학대학 출신 109명의 사제들이 광주 피정의 집에 모여 기도회를 가진 뒤, 민중과 함께하는 사제상을 다지며 선언문, 「예언자적 사명을 확인하며」를 채택하였다. 이들은 개인 구령적인 신심주의에서 탈피하여 공동체적 인간해방을 위해 일해야 함을 반성한다고 강조하였다. 기쁨과 희망 사목연구소, 『암흑속의 횃불』 제2권, 가톨릭출판사, 1996, 228쪽.선언문 「예언자적 사명을 확인하며」 기쁨과 희망 사목연구소, 『암흑속의 횃불』 제2권, 가톨릭출판사, 1996, 313-314쪽.
우리 대건 신학대학 동문 사제들은 한 자리에 모여 오늘의 현실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해야 할 예언자적 사명을 재확인하고 우리의 뜻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유신헌법과 일련의 긴급조치들이 발표된 이후 입이 있어도 가슴 깊이 간직한 말을 하지 못하는 타의에 의한 벙어리가 되어 있다. 자칫하면 구속이다, 투옥이다하여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이 시점에서 거의 모든 국민이 하느님의 음성인 양심을 속일 수밖에 없다. 양심이 없는 죽은 몸에 좋은 옷, 좋은 집, 고속도로, 공업단지가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탈세와 사치를 일삼는 일부 기업주들을 위한 정책으로 수많은 근로자들이 저임금의 혹사로 생존마저도 위협받고 있으며 농민대중도 잘못된 농업정책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알아야겠다. 우리나라 안의 문제를 우리가 모르고 있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이 먼저 말하고 있는 것은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우리의 문제를 우리가 논의하고 그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알 권리가 하루 속히 회복되지 않으면 안 된다.
오늘의 한국 교회는 개인 구령적인 신심주의에서 탈피하여 공동체적 인간 해방을 위해 계속 기도하고 일해야 함을 깊이 반성한다.
우리는 이 선언을 주님과 함께 그리고 주님과 뜻을 같이 하다가 고통당하고 있는 형제들과 함께 계속 정진하려는 마음의 지표로 삼는다.
1977년 6월 16일
대건신학대학 동문 사제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