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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양심수 석방 촉구
오늘 아들들을 수갑에 채운 채 감옥에 빼앗긴 이 땅의 양심범 가족들의 탄식의 현장에서 우리는 그 가족들과 함께 통곡한다. 아들들은 감옥에서 쉰 목소리로 양심과 평화, 자유와 민주주의를 부르짖다 찢기고 짓밟히고 있으며 그 어머니들은 그 아들들의 울부짖음을 밖에서 계속하고 있다.
가정만을 삶의 전부로 아는 이 어머니들로 하여금 이 거칠고 세찬 황야의 거리로 내몬 것은 과연 누구인가? 이 어머니들로 하여금 쉰목소리로 외치다 못해 쓰러져 사경을 헤매게 한 자 그는 누구인가? 소경이 아닐진대 들을 것이다. 짐승이 아닐진대 느껴야 할 것이다. 왜 대답이 없는가? 우리는 우리의 어머니들이 쓰러져 있는 자리에서 어머니들을 일으키고 싶다. "어머니들이여, 자리를 거두고 일어나십시오. 감옥에 있는 아들들로 하여금 어머니를 잃은 한을 삼키게 하지 말아 주십시오. 어머니들의 피울음 섞인 한은 기필코 풀 날이 있으리다.”
이제 우리는 눈물을 거두고 양심의 목소리를 그 주인공과 함께 감옥에 가둔 정부 당국에 말한다. 당신들이 진정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 아니라면 반성하고 회개하라. 그 아들들을 그 어머니의 곁으로 보내라. 그것은 전연 무조건이어야 한다. 당신들의 그 간특한 체면을 위하여 석방자를 선택하지 말라. 그러한 술수로 한에 사무친 어머니들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 그러한 술책으로 민주 양심세력을 분열, 이간시키지 말라. 이제 그러한 간교에 속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전원 무조건 석방은 우리들의 요구이기도 하거니와 당신들이 진정 인간일진대 겪어야 할 괴로움을 더는 길이기도 하다.
이영희 교수와 장기표씨, 이소선씨와 김주선씨, 이총각양과 김현숙양, 송기숙교수와 그 제자들, 양성우 시인과 김정식 수사, 서광태군과 서승군, 정성헌씨와 유남선씨 그리고 모든 긴급조치 1, 4, 9호 위반자 전원 반공법으로 엮었거나 병과한 사람들, 노동 양민운동과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전윈 무조건의 석방이 아니라면 그러한 석방은 반성하고 회개하지 않는 당신들의 필요와 천박한 계산에 따른 것일 뿐이다. 당신들은 그를 미워하지만 세계의 이웃들과 우리들이 사랑하는 김지하 시인이 석방되지·… .. (이후 원고는 유실되었는데 중앙정보부의 탈취로 보인다).
1978년 8월 10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 분류
- 민주화운동 / 인권 1978-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