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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제과 여성 노동자들, 사측 동원 남자기사 15명에 의한 폭행사실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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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 해태제과 여성 노동자 일동은 「해태제과는 여성근로자들에게 가하는 폭력과 강제노동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12시간 근무의 실태를 폭로하여 8시간 노동제 준법을 요구했으며 해태제과 여성 노동자들이 사측이 동원한 노동자 남자기사 15명에 의해 폭행당한 사건을 공론화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1970년대 민주화운동』 (Ⅳ), 1987, 1523쪽.「해태제과는 여성 근로자들에게 가하는 폭력과 강제노동을 중단하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주노조 투쟁과 탄압의 역사』, 현장에서 미래를, 2001, 74쪽.
12시간 계속해서 과자를 싸고 나면 손가락에 피가 맺힙니다. 12시간 의자에 앉아 일을 하는 근로자는 거의 변비증, 신경통으로 고생들 합니다. 계속 저울질(과자 무게를 다는 것), 인두질(과자봉지 붙이기)을 하고 나면 어깨를 쳐들 수 없습니다. 12 시간 내내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데서 일하면 온몸이 동상투성이가 되고 처녀인 저희들은 냉병까지 앓게 됩니다. 이 더운 여름 150도의 사탕을 80도까지 손으로 식히는 일을 12 시간씩 하고서도 이렇게 살아있는 것이 신기할 뿐입니다. 어떤 근로자는 150 도의 뜨거운 사탕물을 뒤집어써 온몸에 화상을 입기도 하고, 밀가루를 가지고 작업하는 부서에선 가루가 코에 들어가 축농증이 생기고, 무좀이나 위장병은 우리 모두가 당연히 가져야 되는 병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손가락 두개를 짤리고 5만 4천원을 받은 친구를 보고 그저 함께 울었습니다. 같이 일하던 친구들이 몸이 아파 도저히 견디지 못하여 사표를 낼 때는 그 일이 남의 일로 생각이 안되어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정말 즐거워야 할 작업장이 지옥 같기만 합니다. 가난이 원수라 지친 몸을 끌고 다시 현장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저희 자신을 때로는 저주해 보기도 합니다. 하루 12시간 일하고, 출퇴근에 시간을 뺏기고, 밥해 먹고, 빨래하고, 남는 시간엔 잠자기가 바쁩니다. 먹고, 자고, 일하는 것을 끝없이 되풀이하는 것이 저희들의 생활입니다. 듣고 보는 것이 없으니 자연히 저희들은 날로 바보스러워지고 그래서 회사로부터 더욱 심한 구박을 받게 됩니다. 아마 소나 말같은 짐승을 우리처럼 하루 12시간씩 잠도 안 재우며 밤일까지 시킨다면 얼마 못가서 다 죽고 말 것입니다.
1979년 8월 4일
해태제과 여성 근로자 일동
분류
민주화운동 / 인권 197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