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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펜클럽, 정기총회에서 표현의 자유 확인

국제펜클럽 한국본부의 제21회 정기총회가 16일 오후 2시 걸스카우트 빌딩 강당에서 열린 가운데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31명의 공동제안(대표제안 평론가 김병걸)으로 「표현의 자유에 관한 긴급동의안」이 제출됐다. 표현이 자유가 각계에서 논의돼 왔고, 이와 관련 여러 문인들이 옥고를 치렀거나 복역 중인 상태에서 해당 동의안은 이견 없이 문인들의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문인들은 해당 동의안에서 언론, 출판 등 표현의 자유를 적극 수호하고, 현재 복역 중인 시인 김지하 씨의 석방을 촉구했다. 『동아일보』 1974.11.18. 5면 표현의 자유에 관한 긴급동의안 전문 『동아일보』 1974.11.18. 5면 제안 이유
국제펜 헌장은 모든 회원이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고 탄압에 반대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것은 또한 우리의 문학적 양심과 민주시민으로서의 양식이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최근 수년의 우리사회에서는 문단 안팎을 막론하고 너무나 많은 자유의 희생이 치러졌고, 그에 대한 펜 한국본부 및 대다수 회원들의 반응은 너무나 미흡하였음을 우리 모두가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우리 역사의 절박한 난국을 맞아, 그리고 특히 우리 한국펜으로서는 내달의 ‘예루살렘 국제펜 대회’를 앞둔 중대한 시점에서,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자하는 뜻에서 다음과 같은 결의안을 아래 적은 31명의 이름으로 제출하고 총회가 이를 만장일치로 채택해 주도록 긴급동의하는 바이다.

결의안

1, 우리는 국제펜 헌장에 입각하여 언론, 출판 등 표현의 자유를 적극 수호하고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

2, 표현의 자유는 창작이나 출판의 자유는 물론 펜 헌장 제4항에 명시된 대로 “정부나 기타 행정기관에 대한 비판의 자유”도 그 “불가결의 요소”이며, 그것이 어떤 정당을 위해 왜곡되거나 제한되지 말 것을 확인한다.

3, 이러한 우리의 결의를 다짐하며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풍토의 조성에 이바지하기 위해 우리는 복역 중인 김지하 시인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한다.

1974년 11월 16일
박화성 이현구 안수길 박연희 김병걸 구중서 김승옥 김우종 남정현 박경리 박용숙 백낙청 백승철 송원희 신동문 신동한 신상웅 염무웅 유종호 유현종 이근배 이문구 이선영 이호철 임현영 장백일 정을병 조선작 한승헌 홍사중 정진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