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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가디언』, “비밀경찰과 싸우는 신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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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권위 있는 언론인 『가디언(The Guardian)이 로버트 화이먼트 특파원의 서울발 기사를 통해 동아일보 사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동아일보』 1975.02.21. 3면 제목 : 비밀경찰과 싸우는 신문 한국 최대의 신문인 동아일보의 6층 건물에는 비밀경찰이 안전하게 출입할 수 있는 곳은 단 한 개의 방이 있을 뿐이다. 작년 10월의 어느 날까지만 해도 비밀경찰이 저항받지 않고 돌아다니며 이 신문의 기사내용을 통제하는 그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180명의 기자들은 정부의 간섭에 항거하고 일어나 ‘기관원 출입금지’란 표지를 써 붙였다. 동아일보는 이 저항으로 언론자유 대신 비싼 대가를 치러오고 있다. 그것은 대광고주들이 지난 12월 한국의 강력한 비밀경찰인 중앙정보부의 지시를 받고 갑자기 광고게재를 중단한 것이다. 지난 2월 초순부터는 정보부는 소규모 광고주들에게까지 압력을 집중시켜 학원 광고까지 없애버렸다.
동아일보 김인호 광고국장은 이 신문의 정상 광고수입이 약 반으로 떨어졌으며 수많은 광고수입은 점점 격려자들로부터의 점증하는 ‘격려광고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조그만 광고들은 정부에 대한 비판을 가혹하게 억누르는 권위주의 정부에 대해 신원을 밝히지 않고 비판할 수 있는 배출구이며 77만 이상의 독자들에게 친구들과도 마음 놓고 나눌 수 없는 의견들을 나타내고 있다. “동아, 너마저 항복하면 이민 갈테야”라는 광고도 한 여대생이라고만 밝힌 사람의 격려광고였다. 최근 반정부데모로 잘 알려진 가톨릭의 ‘짐 시노트’ 신부는 “1926년 이탈리아 사람들은 그들의 혼을 무솔리니에게 팔았고, 1933년에 독일 사람들은 그들의 권리를 히틀러를 위해 포기했다”는 광고를 기명으로 냈고, 한 익명의 독자는 “동아를 위한 투쟁은 나 자신을 위한 투쟁이다”라는 격려광고를 냈다. 격려광고를 접수하는 광고국은 이제 이 신문사 건물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몰려들고 번잡한 방이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중앙정보부원은 아직도 매일같이 맨 위층에 있는 한 조용한 낡은 방을 찾아와 정보부에서 수집한 공산권 자료에 비밀표지를 붙여 전달한다. 이 방은 동아일보의 안보통일 문제를 연구하는 기구인 안보통일문제조사연구소로, 엄격한 신원조사를 마친 몇 명의 연구위원들만 출입하는 곳이다. 이 연구소는 동아와 정부 간의 알력에도 불구하고 연구 활동이 허용되고 또 비밀자료들을 배부받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동아일보의 확고한 반공자세를 결코 불신해 오지는 않았다. 정부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은 이 신문의 솔직한 보도의 전파력이다. 이 신문은 대부분 한국인들이 계속 알지 못하고 있을 일들까지도 파헤쳐내고 있다. 작년 10월의 기자들은 자유언론실천선언과 야당의 활동을 1면에 보도케 한 11월의 선언 이후 동아일보는 정부가 말살시키려는 대상이 되었다.
정부는 광고 탄압이라는 아주 교활한 수단을 택했다. 만약에 동아일보가 평범한 기업체이며 높이 존경받는 신문이 아니라면 이러한 수법은 성공했을 것이다. 이제 발생부수는 상승일로에 있다. 광고관계자는 자신 있게 말한다. “우리는 10만의 격려광고를 모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김광고국장은 “우리가 얼마나 오래 버틸지는 말할 수 없지만, 정부와 어떠한 타협을 할 전망은 없으며, 또 아무런 협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분류
정치·국제관계 / 국제관계 197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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