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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진압 강경으로 변화

“여하한 데모도 엄단하겠다”는 엄 내무부장관의 경고가 있은 20일 하오부터 경찰의 진압 방법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우선 데모 저지선의 이동이다. 이제까지의 데모 저지선은 세종로 네거리와 삼청동 입구에 수십 개의 바리케이드를 준비, 학생 시위대가 저지선까지 올 동안은 연도의 시민들이 합세만 못 하게 경호해오다가 저지선에 이르러서야 전진을 막았는데, 20일 하오부터는 학교 교문근처에서 막아버렸다. 이젠 아예 시위대의 전진을 막는 데만 총력을 기울여 시위대 부근을 지나가던 일반시민이 섞여 경찰에 연행되는 사례가 훨씬 많아졌고, 20일 경찰이 서울대, 성균관대 시위대를 완전 해산시키기 위해 동대문부터 신설동 로터리까지 대형버스 몇 대를 나란히 몰아 학생들을 추격하는 장면은 마치 전장에서 탱크가 전진하는 듯한 긴박감마저 주었다.
20일 이전의 경찰은 시위대원 이외의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이들의 시위대로의 접근을 막아 최루탄이 터져도 별 피해가 없었으나, 20일 이후부터는 아무런 보호조처도 없이 마구 터뜨리는 바람에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많았다.
경찰의 강경해진 태도는 취재기자에게까지 미치고 있어 21일 경찰에 연행되는 학생들의 이름을 확인하려고 한 기자는 4~5명의 무술경관에게 팔을 뒤로 잡힌 채 끌려나오기도 하고, 이 광경을 찍으려던 모 사진기자는 카메라를 빼앗길 뻔했다.『동아일보』 1964.4.22 석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