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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 장로회, 담화문 발표

7일,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담화문을 동아일보에 게재했다. 담화문 하나님의 사랑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축복이 전국 2,000여 교회와 50만 성도 위에 항상 같이하시기를 앙축하오며 전국 교인들에게 드리는 말씀은 우리 그리스도인은 조국의 운명과 민족의 수난을 당할 때 수수방관할 수는 없다. 우리 그리스도 교인은 산 역사적 종교의 증인으로서 창세 이후에 인류구원을 위하여 선지자나 사도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역사적 경륜을 선포하여 국가사회의 현실을 하나님의 뜻대로 이룩되기를 노력하며 싸우고 기도하였던 것이다. 진실하게 하나님 앞에 통회자복하여 기도하고 전 국민 앞에 하나님의 뜻과 국가민족의 장래를 위하여 바른 대로 와치고 전하는 것이 옛날 예언자나 사도나 목자나 선지자들의 사명이었고 오늘 또 우리들의 사명인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가 혼란되고 민족의 장래가 위태로운 때 이 난국을 위하여 합심기도하며 국가통일과 민족의 번영을 위하고 한발의 재난을 면케 하기 위하여 다음 몇 가지를 지시한다.

1. 현 정세하에서 국난타개를 위하여 통회자복하여 기도할 것.
민족의 불안과 조국의 운명을 위하여 기도하며 사방의 적국은 재침을 노리는 이때에 민족정신은 극히 희박하여지고 민심은 혼란된 이때 우리 교인은 근심만 하는 것보다는 공동책임을 지고 열심을 다하여 구국일념으로 기도하여야 한다.

2. 한발이 심한 이때 재앙을 면하여 주시기를 간구할 것.
사회가 범죄 혼탁할 때는 천재와 기근이 오는 것은 성서와 인류 역사가 증거하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유사종교와 자유주의신학 신비주의이단으로 인하여 교계는 극히 혼란하고 부패하였으며 민족사회는 문명문화의 생활발전과정 없이 신사조의 소화불량으로 윤리도덕은 파괴되어 날마다 범죄는 늘고 사회생활이 문란하고 사치 타락하여 하나님의 재앙인 한재로 알고 “엘리야”적 심정으로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3. 국민의 자주성을 보존하기 위하여 간구할 것.
모든 국민이 자주성을 잃고 타인의 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때 우리 기독교인은 예언자적 입장에서 민족의 장래를 위하여 경고하며 기도할 뿐 아니라 “파수꾼”의 사명을 다하기 위하여 기도하며 민족 앞에 외쳐 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날 우리의 모든 것을 전부 앗아갔으며 조국을 반세기나 지배하여 “이 강산을 초토로 만들고 세계열강의 기아로 만든 일본과 다시 협정을 맺었다. 물론 뼈에 사무쳐 잊을 길 없으나 지난 일만을 가지고 수원수구(誰怨誰咎)할 수만은 없어 더욱 우리 교인의 입장에서 참된 의미의 화해평등의 국교재개는 진심으로 이를 환영하는 바이다.”
그러나 우리는 경제적 침략을 두려워하고 있다. 실로 경제적 침략은 우리가 겪었던 정치적 침략보다 더더욱 무서운 것이다. 그러나 우리 민족이 자주성 주체의식을 갖고 나갈 때는 미족의 활로가 있으나 자주성을 상실될 때는 그 누가 침략지 않더라도 스스로가 망하고 마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살길은 오직 자주성을 보존하고 외래품을 불매 배격하여 국내 물품을 장려하는 길 만이다. 특수기계류나 국내생산 불가능품을 제외하고는 외국산을 사용하여서는 안 되겠다. 외래품을 소지하거나 사용하는 자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고 매국노의 지탄을 받는 순간까지 우리는 싸우고 외치고 노력하여 이를 위하여 기도하여야겠다. 이제부터는 우선 교회 내의 사치를 금하고 교인가정의 생활에서부터 3천만 동포에게까지 이루도록 실천하여야 한다. 민족정신을 앙양하여 민족사상을 고수하고 진실한 신앙으로 섭리와 창조주의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만이 우리의 살길인 줄 알고 전국 교회 앞에 고하는 바이니 “우리 총회는 어떤 조건을 들어 정부와 대항하거나 조인무효화운동을 위해 극한투쟁이나 무저항투쟁을 하느니보다 전 교인이 합심 전력으로 위에서 말한 모든 것이 실천되도록 기도주간을 우선 정하니 7월 5일부터 11일까지 1주일간을 기도주간으로 정하고 8, 9, 10일은 금식일로 정하니 이를 실천하여 자비하신 하나님의 긍휼이 속히 임하시기를 바라나이다”
1965년 7월 일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장
김 윤 찬『동아일보』 1965.7.7 석3면. 7월 10일자 동아일보에는 이 담화문의 발표경위가 교계에서 말썽이 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김윤찬 목사는 이 담화문을 동 교파 기관지인 〈기독신문〉에 게재하려 원고를 보냈는데,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7일자 동아일보와 8일자 조선일보 광고에 실렸다고 말하고 있고, 교계 일부에서는 동 담화문의 애매한 내용과 불투명한 게재경위로 미루어 혹시 정치세력이 개입하지 않았나 의심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목사는 담화문이 일간지에 실리게 된 경위나 광고료를 지불한 사람은 아직 모른다고 했다.(『동아일보』 1965.7.10 석7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인 김윤찬 목사는 10일 해명서를 발표하여 “지난 7일과 8일에 걸쳐 서울시내에서 발간되는 두 신문에 게재된 한일조약관계 담화문은 한일회담비준의 찬반을 논한 게 아니고, 먼저 하나님께 기도부터 하자는 뜻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 담화문이 자신이나 총회 임원회가 의뢰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일간신문지면에 광고가 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오해나 현혹되지 말라고 호소했다. 이와 같은 해명은 현재 기독교계에서 전개되고 있는 금식기도회가 일부 정객들에 의해 역이용될 것을 우려해서 취해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기독교계는 한일조약비준문제를 두고 반대노선, 교회단체의 정치개입반대노선, 비준파동회피를 위한 협상노선 등 대략 세 갈래로 나뉘고 있다.(『경향신문』 1965.7.10 석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