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상대, 무기맹휴 결의 서울대 법대, 시험 보이콧·무기맹휴 계속
6일, 고려대·연세대는 우선 휴업령 자체는 받아들이고 교수와 학생의 처벌문제는 오후에 논의하여 매듭을 짓기로 했다. 그러나 두 대학의 이 같은 후퇴와는 달리 서울대 상대생들은 정부의 강경조처에 항의, 두 대학의 무기휴업에 동정하여 무기맹휴를 결의했고, 법대생들은 학생총회 결의로 기말시험을 보이콧하고 무기맹휴를 계속하기로 결의했다.
▶서울대 상대=6일, 상대생 400여 명은 6일 도서관 열람실에서 ‘한일협정비준무효 및 학원방위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의 고려대·연세대에 대한 휴업조처에 대해 “대학의 자유를 말살하고 학원을 정치도구화하려는 조처”라고 비난하고, 두 학교의 무기휴업에 동정, 휴업령이 풀릴 때까지 무기한 동맹휴학을 결의했다.
“괴뢰총장 취임반대”, “일당국회비준무효”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열린 이날 궐기대회에서 학생들은 ① 한일협정의 비준무효, ② 위수령의 즉각 철회 및 서울주둔병력의 원대복귀, ③ 구속학생의 즉시 석방, ④ 우국교수들에 대한 파면조치의 철회, ⑤ 유기천 총장의 자진 사퇴 등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궐기대회 후 학생들은 본관 앞뜰에서 최루탄, 군화, 경찰봉에 대한 화형식을 갖고 휘발유를 뿌려 불태웠다.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며 학생들은 3·1절 노래와 만세를 불렀다.
이날 시작된 1학기말 시험은 일부 졸업반 학생들만 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1교시 시험에 189명이 응시했다고 발표했다.
학생들은 정오 현재 교실에 들어가지 않고 교정에서 웅성거렸고, 구속학생들의 사식비 모금운동을 벌여 그 자리에서 2,800여 원을 모았다.
▶서울대 법대=6일 오전 9시부터 서울 법대생 480여 명은 동교 도서관에서 학생총회를 열고, “지난 8·24동맹휴학 때 내걸었던 ① 한일비준무효, ② 장명봉군의 퇴학처분 해제 등의 요구조건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고, 법대생들이 불신임했던 유기천 학장이 총장으로 임명된 이 사태에서 시험에 응시하여 학원에 복귀할 수 없다”고 계속 맹휴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이날 학생총회에서는 위수령 철회, 군대 본연의 자세로 복귀, 유 총장의 사퇴와 구속학생 석방과 학생검거 중지, 정치교수 징계 철회, 고려대·연세대 휴업령 철회 등 8개 사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학생들은 총회 도중 김치선 학생과장이 학생들의 진의를 알기 위해 제시한 “맹휴와 응시의 두 방안을 놓고 무기명 투표에 붙이자”는 안을 받아들여 무기명 비밀투표를 한 결과 재석 476명 중 맹휴 찬성이 328명, 응시 찬성이 137명, 기권 11명으로 맹휴가 결의됐다.
한편 서울 법대 김기두 학장은 이날 학생총회가 학교 측의 승인이 없는 것이므로 무효라고 말하고 앞으로 계속 시험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동아일보』 1965.9.6 석3면, 『경향신문』 1965.9.6 석7면, 『대학신문』 1965.9.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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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협정반대운동 / 학생
1965-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