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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의 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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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시대. 1972년 10월 17일 유신헌법 선포부터 대통령 박정희가 사망하는 1979년까지 시기를 말한다. 이 시기는 한국현대사 속에서 민주주의가 철저히 말살된 ‘한국민주주의의 최대 암흑기’였다. 유신헌법을 선포한 박정희는 장기집권을 위해 분단상황을 극단적으로 이용했다. 국가안보라는 미명하에 정치적으로 반대편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생활과 문화도 일상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했다. 획일성을 강요하는 군인 출신의 권력자에게 개인의 자유와 개성이 제한되는 것쯤은 오히려 미덕이 되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폭력적인 법과 제도는 유신과업 완수라는 완장이 채워지며 그에 따르는 모든 악을 선으로 둔갑시겼다.

국가의 통제와 감시가 국민들의 생활속에서 작동하고 있는 장면들이다. 학교는 병영화되어 남학생뿐 아니라 여학생들도 전시를 대비해 군사훈련을 받아야했는데, 언제든 전장에 나갈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머리카락의 길이도 국가가 관여했다. 장발단속에 걸리면  일명 바리깡으로 불리는 이발도구로 강제 이발을 당했다. 오후 6시가 되면 학교를 비롯한 공공기관들은 일제히 국기하강식을 거행했다. 애국가가 울려퍼지면 길을 지나던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태극기를 경건하게 바라봐야 했다. 이처럼 애국심마저 강요되었고, 투철한 애국심을 확인받아야 하는 시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