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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오식(誤植)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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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3월 15일자 동아일보 기사 중 한국과 미국의 석유협정을 다룬 기사의 제목에 '괴뢰'라는 글자가 조판과정에서 잘못 끼워졌다. 당시에는  활자 한 자 한 자를 골라내 원고대로 식자하는 과정을 거쳐 신문을 인쇄했다. 

"고위층 재가 대기 중 한미 석유협정 초안"이라는 제목 위에 다른 기사를 위해 준비해두었던 글자가 착오로 인해 잘못 들어가는 바람에 "괴뢰 고위층 재가 대기 중"이 된 것이었다. 당시 ‘고위층’은 대통령을 의미하였으니 이승만 대통령이 '괴뢰'가 된 것이었다.

시쇄된 신문을 살피던 문선과장이 오식된 제목을 발견하고 즉시 윤전기를 멈추게 했다. 그러나 이미 인쇄된 것이 9,000부였다. 한 장이라도 신문사밖으로 나가면 크나큰 사고일 수밖에 없었다.  정리부장은 급히 발송중지 지시를 내렸으나 이미 가두판매, 군부대 등으로 모두 375부가 외부로 나간 후였다. 

문제의 신문을 수송하던 차량을 수배하고, 수사기관에 이 사실을 알리는 등의 신문회수작전을 벌여 총 75부를 회수하고 나머지 300부는 회수하지 못했다.

평소 동아일보의 친 야당 논조를 불쾌하게 여겨오던 이승만 정권은 3월 17일 동아일보에 무기정간 처분을 내렸다. 이후 이 사건은 단순 과실에 의한 것임이 밝혀지면서, 동아일보는 4월 16일에 복간되었다. 구속되었던 정리부장과 식자공, 문선공도 석방되었다. 오식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주필 겸 편집국장도 다시 동아일보에 복귀하였다.

우리 사회에서 괴뢰는 보편적으로 북한을 이르는 말이인데, 친미적인 인물 이승만 대통령을 북한의 꼭두각시로 만들었으니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