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주메뉴 바로가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로고

글자 크기 조절

기억을 찾아, 기록을 찾아

  • 공유하기

1980년대 유인물 몇 점을 가지고 있는데 가지러 올 수 있는 지 문의하는 연락이 왔다. 연락하신 분은 1960년대부터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하셨던 분으로 그간 몇 차례 우리 사업회에 소중한 사료를 기증하셨던 분이다. 사시는 집을 정리해야 한다면서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자료가 아직 있으니 한번 와서 보고 쓸모 있으면 가져가라 하신다.

그 분과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한 다음 사료관리시스템에 리드정보(이름, 연락처, 활동연혁, 소장사료내용 등)와 그 분과의 연락내용을 기록하고, 차량 배차 신청을 하고, 사료 수집에 필요한 수집상자와 장비들을 챙겼다.

사회복지단체 이사장을 맡고 계시는 기증자의 사무실을 찾아가서 인사를 하고 안부를 여쭈었다. 활달한 표정으로 맞아 주신 기증자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건강하시다. 기증하고자 하는 사료가 한 보따리다. 준비하신 자료를 일단 책상 위에 펼쳐 놓았다.

기증자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료에 대하여 하나하나 펼쳐 드시고 설명을 하신다. 어려운 세월을 살아왔지만 자신의 생애에 대한 자부심이 설명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스며들어 있다.

기증하고자 하는 자료 중에 1980년대 경찰의 수배전단이 보이는데 그동안 잊고 지냈던 친구의 얼굴이 보인다.

사무실로 돌아와 사료관리시스템에 기증받은 내역을 정리하여 입력하는 동안 기증자 얼굴이 다시 떠오른다. 그리고 그 세월을 어둠속에서 견뎌내며, 밝은 세상으로 나오길 바라는 듯한 유인물, 자료집, 어깨띠, 사진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수배전단 속에 흐릿한 얼굴로 남아있는 친구의 얼굴도 떠오른다.


<사료 기증 문의>

http://archives.kdemo.or.kr/inquiry/donate/ 031-361-95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