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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기록으로 보는 강원지역 4월혁명
1960년 3월 15일 정·부통령선거는 이전부터 대대적이고 노골적인 선거부정이 행해지고 있었다. 자유당이 뿌리는 고무신을 받지 못하거나 막걸리를 얻어먹지 못한 사람은 바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뇌물과 금품이 뿌려졌다. 선거에 익숙하지 않고 글을 모르는 노인 등을 대상으로 3인조 또는 5인조 공개투표가 준비되었으며, 선거일 이전부터 민주당 추천 선거위원과 참관인들에 대한 납치와 폭행, 매수가 자행되었다. 각 선거구마다 30~40%씩 이미 이승만, 이기붕을 뽑은 표가 확보되어 있었다.
3월 14일 원주농업고등학교 학생들, 공명선거 요구 시위
3월 14일 오후 4시경 원주시내 원성군청 앞에서 약 100명의 원주농업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이 모여 시위를 하였다. 이날 시위는 기습적이고도 치밀하게 준비되었다. 시위는 당일 등굣길에 원주농고 학생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핵심인사들이 결의를 하고 하교길에 감행되었다. 시위에서 뿌릴 삐라는 도시락에 넣어 이동하였고, 정보의 누설을 염려하여 종례 직전에야 전교생과 다른 학교에 알리고 바로 시위를 전개했다. 학생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행진하며 원주 군인극장 앞까지 약 30분 동안 “수호하자 인권”, “취소하자 3인조”, “실시하자 공명선거” 등의 구호를 외치고 삐라를 뿌렸다. 그러나 학생들의 공명선거 요구시위는 군인극장 앞에서 경찰의 무자비한 제지로 주모자들이 연행되면서 해산되었다. 원주농업고등학교의 시위는 대학이 없던 원주에서 4월혁명 이전에 강원도에서 일어난 유일한 시위였다.
그 당시만 해도 딴 데서 많이 일어나고 쭉 뭐 이 발포도 있었고 이미 그러던 시절이에요, 그때가. 그러니까 지금 얘기하는 그저 단순한 100여 명 이런 얘기가 아니고 그 당시에 정말 이거를 시도하는 학생들은 목숨 내놓고 한다는 각오가 없으면 못하던 시절입니다, 그때만 해도. ... 점심시간에 인제 몇몇 학생하고 몰래 학교를 빠져나왔어요. ... 전부 수기로 작성했어요, 우리가. 그러니까 500장 삐라 그러면은 한 너덧 명이 한 120장을 써야 됐던 거예요. ... 써가지고 이걸 도시락에다 담았어요. ... 우리 인제 하굣길에 이제 시위를 하자, 이렇게 이제 합의를 보고, ... 그때까지도 옆에 앉은 학생도 몰랐어요. ... 그때 인제 비로소 인제 다른 학생들에게도 얘기를 하고 각 반에도 이제 각 학년 각반에도 연락을 하고. ... 지금 100명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사실은 제가 알기에 200명 넘었을 겁니다.
4월 25일 춘천고등학교 시위와 도지사 면담
4월 25일 춘천고등학교 학생 500명이 교정을 출발하여 춘천경찰서를 지나 도청으로 향했다. 3.15부정선거 이후 3월 21일에 계획되었던 춘천지역 고등학생들의 부정선거 규탄시위가 정보 누설과 관련자들의 연행으로 좌절된 이후 벌어진 첫 시위였다. 춘천고등학교는 당시 주‧야간 합쳐 1천5백 명 가량 되었는데 이중 1/3이 참여했으며 이는 학도호국단 체제에서 비상연락망을 통해 가능하였다. 도청에서 홍창섭 도지사와의 면담을 요청하였고 제비뽑기로 뽑힌 두 명의 학생들이 들어가 대면하고 요구사항을 전달하였다. 요구사항은 ‘학원에 정치적으로 간섭하지 말아라’ ‘수업을 조속하게 빨리 하자’ 이었다. 이 시위에는 춘천여자고등학교, 성수고등학교, 춘천농대 등이 합류하였는데 도지사와의 면담 후 귀교 과정에서 경찰 경비차, 춘천시청, 강원일보, 자유당 강원도당에 투석을 하였다고 한다. 25일 시위는 춘천고등학교 김병로 교장선생님의 설득으로 해산되었다.
18일 날 ... 춘고 옥상에 학도호국단 간부를 중심으로 해서 한 10여 명이 모였어요. 자 그러면 우리가, 우리라고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않느냐? 이 그 이 잘못된 걸 우리도 말이야 같이 분노할 줄 알아야 되지 않느냐, 해가지고서 시내 고등학교 학생 대표를 그 다음날 ... 그래서 20일 날, 다시 모여가지고서 구체적인 인제 그 거사, 그 의논을 하도록 하자, 했는데. ... 사전에 그게 누설이 돼 가지고 지금 그 다 붙잡혀가고 말이야 학교에서 뭐 연금이 돼 있단 얘기야. 그러니깐 가지 말라는 얘기예요. ... 가지 말고 도망가란 얘기예요. ... 비를 추적하니 맞아가면서. 그래 가다보니까 짚차가 와서 딱 서는 기야. 짚차가 말이야. 그래 ‘학생!’ 하면서 문을 딱 여는데 ... 그래가지고 춘천경찰서 들어간 게 그게 그 20일 날 그 아마 11시 조금 지났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