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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람제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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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크립션
〈회람17호〉
조합원 여러분
온갖 고통을 꿋꿋이 참고 견디며 조합활동의 정상화를 위해
정성을 쏟아온 조합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38일이라는 노조의 연륜은 일천한 것이긴 하지만, 지식인 사회 특
유의 갖은 말장난과 간교한 방해, 그리고 뜬 소문의 회오리를
헤쳐 나오는 동안 우리 모두의 의지와 단결로 조합의 뿌리는 더 한층
튼튼해졌습니다.
노조의 탄생 일주일 만에 35명의 조합원이 부당징계를 당하고
생계마저 위협을 받았을 때, 사내 일부에서는 이들의 생존과 조합
을 맞바꾸는 식의 타협안을 구제란 미명으로 떠올리기도 했지만
조합원을 포함한 사내외 동료들의 양식과 성원은 이 전근대적인 환상을
덮어 눌렀습니다.
또 시기상조라는 희한한 현실론이 되풀이되는 동안 노조
활동을 둘러싸고 눈앞에 전개된 갖가지 사내 부조리의 난무는
만시지탄의 현실을 피부로도 느끼게 해줬습니다.
허구에 가득찬 뜬 소문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하나 둘
자취를 감췄습니다. 또 지난날 인촌선생이 책상 위에서
잠자는 숙직자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사원의 생활을 직접
살펴주던 창업 시절의 가족적 집단은 어느새 거대한 관료
조직처럼 변해버린 채 우리들의 정당한 권익요구를 받아들일
어떤 통로도, 우리의 신분을 보장해 줄 어떤 장치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우리 조합원들이 지난 38일 동안 겪은 파란을 통해 얻은 귀중한
경험은, 노동조합을 통한 현대적 노사협력관계의 확립만이
동아일보에 쌓여온 부조리 해결의 지름길이며 동아일보가 건
강한 생명력을 되찾는 길임을 다시 한번 확신한 것이었습니다.
일시적 마찰로 생긴 조그만 상처는 원만한 노사협력관계를
확립해서 동아일보의 진면목과 힘찬 생명의 힘을 보여줌
으로써 아물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신명을 걸고 동아일보의 중흥과 발전을 위해 외치
는 조합원들의 소리가 조만간 경영층의 마음의 문을 열게
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들 자신의 권익과 동아일보를 위해 노동조합의 정당
한 활동 보장과 부당 해임의 철회를 다시 한번 촉구합시다.
1974. 4. 12.
전국출판노조 동아일보사 지부
상무집행위원회
부당해임대책위원회
생산자
전국출판노동조합 동아일보사지부 상무집행위원회,전국출판노동조합 동아일보사지부 부당해임대책위원회
기증자
(재)전태일 재단
등록번호
00879825
분량
2 페이지
구분
문서
생산일자
  • 1974.04.12
  • 형태
    문서류
    설명
    동아일보사 경영진의 부당한 인사와 생활비에 못 미치는 급여, 권력에 굴종하는 신문과 방송 제작을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젊은 기자 33명이 1974년 3월 6일 전국출판노동조합 동아일보사 지부 발기인위원회를 구성, 그와 관련한 문서. 노동조합을 통한 현대적 노사협력관계의 확립만이 동아일보의 부조리 해결의 지름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