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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회장단, 동아일보사 앞 언론규탄시위

서울대학교 문리대·법대·상대의 학생회장단과 학생 50여 명은 26일 오후 3시 서울 동아일보사 앞 세종로 지하도 입구에서 “요즘 언론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 「언론화형선언문」을 낭독하는 등 모임을 갖다 10분 만에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학생들은 “민중의 소리 외면한 죄 무엇으로 갚을 텐가”라는 플래카드를 내세우고 연좌하여 휴대용 마이크를 통해 법대 부회장 장성규 군이 선언문을 낭독하다가 3시 10분 긴급 출동한 20여 명의 정사복 경찰관에 의해 장(張) 군 등 4명이 연행되고 나머지 학생들은 해산되었다. 이날 학생들이 「언론인에게 보내는 경고장」이란 유인물을 행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동아일보』 1971.3.27. 7면; 『대학신문』 1971.3.29. 3면; 『자유의 종』 10, 1971.3.27 언론화형선언문 오늘의 언론은 민중의 지표를 설정하는 지도적 기능커녕 사실마저 보도하지 않아 보도적 기능까지 몰각해 가고 있다. 정인숙여인 사건 당시 언론은 무엇을 얼마만큼이나 파헤치고 진실되게 보도했던가? 일부 극소수의 반민주, 반민족 행위자들에 대한 사회고발은 물론 수많은 영세민들의 생활참상 한 번 진실되게 보도했던가?
대학마저 군부에 예속시키고 병영화하며 온 국가를 침묵과 암흑의 세계로 바꾸려는데 조상님 신주 모시듯 하는 부·차장들, 그들은 외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암장시키고 있다.
이제 권력의 주구, 금력의 시녀가 되어버린 너 언론을 슬퍼하며, 조국에 반역하고 민족의 부름을 거역한 너 언론을 민족에 대한 반역, 조국에 대한 배신자로 규정하여 반세기의 찬연한 전통에 한을 남긴 채 전 민중의 이름으로 화형에 처하려 한다.
1971년 3월 26일
언론규탄준비위원회>